여성문화예술연합 간담회 ④
꾸준한 연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에 부담·피로 가중되면 오래 못가
개별 대응 넘어 입법·정책 변화에 초점 맞춰야
유재인 : 연대는 중요하지만, ‘개인기’에 의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선량한 개인들이 피해자와 연대하기 위해서 펀딩에 동참하거나 직접 함께 싸우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나 시간·금전적으로나 너무 품이 든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김소마 : 푸시텔도 2차 펀딩 프로젝트를 하려다가 비슷한 이유로 일단 접었다. 어쨌든 이 이슈를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또 가해자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피해자가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단 한 건이라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단단한’ 연대는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푸시텔의 활동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은 멤버가 두 명뿐이라서다. 기금을 안 받기 때문에 무언가에 얽매이지도 않고, 재밌게 일했다. 느슨한 연대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전유진 : AWA도 느슨한 연대를 추구했으면 한다. 한 사람이 지쳐서 나가더라도 그 조직은 계속 굴러갈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얼굴 보고 만나서 아주 사소한 것도 함께 협의해 정하는 게 중요하다.
신희주 : 모여서 연대하고, 각자 할 일을 찾아서 하고, 필요할 땐 서로 비판하고,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여성들의 존재가 중요하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을 통해 그런 분들을 만났다. 앞으로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우리가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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