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공유해야 커진다… ‘여성 우대’ 인사”
“권력은 공유해야 커진다… ‘여성 우대’ 인사”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7.03.06 09:42
  • 수정 2017-07-10 0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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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동수 초대내각

“구호 좋지만 내각 발탁 여성 부족

장관 압박해 부처별 여성우대 인사”

 

남경필표 여성정책

“육아휴직 급여 인상, 아빠 육아휴직

기업에 인센티브… 공보육 강화”

 

한국형 모병제 도입

“여성 일자리 창출, 양성평등 정책

사병 월급 2022년 94만4000원으로”

 

소녀상 이전과 한일 위안부 합의

“소녀상 설치 정부 관여할 일 아냐

일본 당국 진정 어린 사과가 해법”

 

남경필은 수년간 ‘가시덤불’을 헤치면서 살아왔다. ‘연정과 협치’는 가시덤불의 ‘꽃’ 같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18년간 몸담은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 대선 주자로 나선 그는 “나는 배신자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다. 두렵지 않다”는 말로 배수진을 쳤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남경필은 수년간 ‘가시덤불’을 헤치면서 살아왔다. ‘연정과 협치’는 가시덤불의 ‘꽃’ 같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18년간 몸담은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 대선 주자로 나선 그는 “나는 배신자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다. 두렵지 않다”는 말로 배수진을 쳤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바른정당이 대통령 후보경선 룰을 확정했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대선 관문인 경선 필승을 위해 세몰이에 한창이다. 새누리당 탈당 1호로 바른정당 창당 주역인 남 지사는 모병제 도입, 사교육 폐지 등 핫한 공약을 내놓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그를 만났다. 

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

지난달 말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마주앉은 그는 편안하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지지율이 1%대라는 말에 그는 “남경필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치인 남경필은 수년간 ‘가시덤불’을 헤치면서 살아왔다. 그는 만 서른세 살에 부친(고 남평우 전 의원)의 급서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출마, 여의도에 입성해 내리 5선을 역임했고 2014년에는 경기도지사 첫 도전에 4만표 차로 야당 후보를 꺾었다. ‘오렌지족 금수저 정치인’에서 ‘대권 잠룡’으로 변신해 승승장구할 무렵 위기가 찾아왔다. 도지사 취임 후 바로 이혼했고, 큰아들의 군대폭력 사건으로 비난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그가 18년간 몸담은 집권여당은 십자포화를 맞았다.

‘연정과 협치’는 가시덤불의 ‘꽃’ 같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소장 개혁파의 아이콘인 그는 새누리당 1호로 탈당해 ‘고백: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참회 토론회를 열었다. “나는 배신자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다. 두렵지 않다”는 말로 배수진도 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19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자유와 공유다.”

-어떤 대통령이어야 할까.

“연정 대통령. 왜냐면 지금 어떤 후보도 지지율이 과반을 못 넘는다. 의석수도 최대 정당이 121석이다. 권력을 좇는 정치세력이 말로 협치가 될까? 권력을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이 되면 내각을 구성할 때 정당별 의석수에 따라 장관을 배분하고, 장·차관을 불러 국정을 논의하겠다. ‘Team of Rivals(라이벌 내각)’. 바로 연정과 협치의 정신이다.”

-왜 연정을 강조하나.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자유라는 가치에 공유를 더하지 않으면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 자유경쟁체제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공유 플랫폼 위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 차기 지도자는 청와대를 없애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내각과 국회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책과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경기도에서 연정하면서 손해 본 건 없나.

“인사권, 예산편성권 준 것 밖에 없다. 주면 커진다. 작은 권력을 나눠본 사람만 안다.”

-남 지사의 작품인 연정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징이 됐는데.

“서운하지 않다. 그게 바로 공유다(웃음).”

-남경필은 ( ) 대통령이다’라는 문구에서 ( )에 어떤 말을 넣고 싶은가.

“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경기도의 공유 시장경제 모델을 국가경제에 접목하고 싶다. 청년실업, 저출산, 양극화, 저성장 등 대한민국 경제구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런데 지지율이 답보 상태다.

“유 후보나 저나 사실 무의미한 지지율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국면이라 구여권에 대한 평가는 안 한다. 다들 나더러 왜 얼굴이 좋으냐고 묻는데 지금 행복하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옳은 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태스럽다, 반개혁적이라는 것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국민보다 너무 속도가 빨라 선택받지 못하면 못 받는 거다. 현재보다 10cm만 앞서가면 선택받겠지만 저는 1m쯤 앞서가니까. 사회가 빨리 가고 있기 때문에 제 속도의 시대가 올 거다. 

대선 후보 지지율이 이렇게 출렁였던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척점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다. 국민은 계속 문 전 대표의 대항마를 띄우고 있다. 맨 처음엔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올라갔다 축 꺼졌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꺼지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꺼지고, 안 지사 역시 올라갔다 빠지고 있다. 곧 남경필의 속도의 시대가 온다.”

-요즘 유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아웃복싱하지 말고 인파이팅을 해야 한다. 지지율이 아무리 안 올라도 새누리당과 손잡아서야 되겠느냐. 상대는 유 후보 화형식까지 한다는데…. 과감히 버리고 나중에 선택을 강요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폰 전략으로 간다. ‘줄을 서시오’ 전략이다. 우리가 줄 서려고 하면 안 된다.”

-바른정당 지지율이 출범 직후 20%에 육박하다 5∼6%까지 곤두박질쳤다. 바른정당의 역할이 있을까.

“권력의 플랫폼이다. 분명한 명분을 가지고 30석 정도라도 뭉치면 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80석이 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열쇠가 바른정당이다. 자유한국당에서 탄핵에 찬성한 30명은 이제 탈당해야 한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후보를 평해 달라.

“‘올드 정치인’ 문 전 대표는 주장만 있을 뿐 실제로 해본 것은 없다. 국민은 그의 패권주의, 비선의혹 등에 대해 불안해한다. 박 대통령과 비슷하다. 그와 대결한다면 ‘나는 한국의 4분의 1 인구, 말레이시아 경제 규모인 경기도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연정과 협치를 했다’고 말하겠다. 안 지사는 당적이 달라도 새 정치를 하려는 지향점은 저와 같다. 이 시장은 국민의 답답한 가슴을 사이다처럼 뻥 뚫어줬지만 미래비전으로 본다면 대선 후보로 국민이 판단하고 평가할 만한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자신의 ‘작품’인 연정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징이 된데 아쉽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게 바로 공유”라며 환히 웃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자신의 ‘작품’인 연정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징이 된데 아쉽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게 바로 공유”라며 환히 웃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아이 낳고 키운 이유로 차별 안돼

대화 주제가 여성공약으로 넘어갔다. 그는 경기도에서 여성을 우대한 인사를 펼쳐 주목받았다. 지난해 5급 이상 여성 간부공무원 수가 사상 처음 10%를 넘었다(10.7%). “야당 도의원이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칭찬하더라.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기회를 더 주고 문을 열어주느냐가 여성정책의 하이라이트다. 국정운영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장관! 당신네 부처에서 여성 우대 했어?’라고 물어보면 된다. 잘하면 상주고, 안하면 호되게 때릴 것이다.”

-여성신문 ‘정책조사 조사’ 당시 남녀동수 초대내각 구성에 대해 답변을 유보했다.

“구호로는 좋다. 하지만 시기상조다. 내각에 발탁할만한 여성 정치인이 부족하다. 캐나다처럼 여성 정치참여가 늘어난 다음 얘기해야지, 지금은 이르다. 물론 여성 정치인은 우대할 거다.”

-성평등 국가를 위해 어떤 여성정책을 펼칠 것인가.

“공직의 여성 우대 인사와 경력단절여성들의 사회 복귀가 핵심이다. 아이를 낳고 가사를 돌봤다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불평등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남 후보는 그날 오전에 다녀온 경력단절여성 우수 채용기업 ㈜베쏭쥬쥬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남경필표 여성정책에 대해 긴 시간 이야기를 해나갔다. “전통적 방식의 여성정책 딱 이거다 하면 없다. 그러나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 속에서 차별받을 수밖에 없는 분야를 자꾸 줄여드리겠다는 거다. 인프라로 없애든지, 수요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든…. 아파트 분양을 끝낸 위례신도시 한 단지에선 상가 분양을 안 하고 공유 개념으로 디자인했다. 주중 조·중·석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운영하니 엄마들이 아침식사로부터 해방됐다.”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경기도의 공유 시장경제 모델을 국가경제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혁신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경기도의 공유 시장경제 모델을 국가경제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교육 김영란법 만들겠다

남 후보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으로 스타트업을 권유한다”며 “사회적 일자리를 통한 협동조합 형태의 창업을 권하고 싶다. 특히 문화 관련 사회적 기업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병제도 여성 일자리 정책이자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이 지금 63만명인데 2022년까지 52만명으로 감축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안 될 가능성이 높지만 된다고 쳐도 징병제로는 5만명이 부족하다. 여성을 징병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방법은 딱 하나, 입대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것뿐인데 맞아 죽을 얘기다. 모병제를 도입해 최저임금의 14%에 불과한 사병 급여를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의 50%로 인상해야 한다. 사병 1인당 월급을 2018년 30만4000원(연 364만원)에서 2022년 94만4000원(연 1133만원)으로 인상해 전역 시 약 2000만원의 창업․학자금 마련이 가능토록 할 것이다.”

-재원이 관건인데.

“2022년까지 6조9000억원이 필요하다. 법인세 비과세 감면 축소를 통해 세수를 늘려 사병 처우 개선과 자주국방 예산으로 활용하면 된다.”

-일본 정부와 우리 외교부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해 비판이 거센데.

“소녀상 설치는 민간단체가 주도해온 것으로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베 총리와 일본 당국의 진정 어린 사과가 해법이다. 정부는 양국의 최고위급 대화 채널을 풀가동해서 한국 국민의 정서를 이해시키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 독도 역시 영토주권의 문제로 위안부 문제와 연계해선 안 된다.”

-남경필표 여성정책 중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도 꼭 채택했으면 하는 정책이 있다면.

“‘주말이 있는 삶’을 위해 주 40시간,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 52시간 근로제가 자리 잡아야 한다. 현재 공공과 민간에서 주 1회 시행 중인 야근 없는 날을 주 2∼3회로 늘릴 필요가 있다. 기업에 고용보조금을 지급해 야근 단축 노력을 지원할 것이다. 육아휴직 급여도 현실화해야 한다. 아빠 육아휴직을 인정하는 기관이나 회사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대체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고용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따복어린이집을 늘려 공보육은 강화해야 한다. 산업단지나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민간 어린이집 중 희망하는 곳을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공보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모병제는 여성 일자리 정책이자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바른정당 남경필 예비 후보는 “모병제는 여성 일자리 정책이자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교육 폐지를 공약했다.

“사교육은 마약과 같다. 부모들이 연간 18조~30조원을 사교육에 쓰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따라 ‘교육 김영란법’을 만들 것이다. 사교육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한 초석이다. 서울대로 대표되는 학벌 문제 해결을 위한 학력차별금지법, 일명 남경필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서울대는 기초학문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방거점 국립대를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 특성화해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겠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10일경 나올 전망이다. 최근 집회 참석을 거의 안하고 있는데.

“헌법에 근거한 대로 국회가 탄핵을 했고 절차에 따라 재판을 진행 중이다. 태극기 집회에서 그렇게 윽박지르는 건 아니라고 본다. 탄핵 가결전까지는 촛불집회에 갔다. 지금은 양쪽 다 안 간다.”

-남 후보가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란.

“자유다. 정부는 작아지고,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게 보수다. 자유를 얘기하면서 국정교과서를 이야기하면 어불성설이다.”

-남 후보가 스스로 진단하는 강점과 약점은.

“정치와 행정 현장을 모두 경험한 ‘프로페셔널 정치인’이라는 게 경쟁력이다. 이론도 알고 실전도 강하다. 국민은 ‘너 어려, 넌 아직 아냐’라고 보시는 것 같다. 차기 플레이어라고 보는 이미지가 약점 아닐까.”

-어렸을 때 받은 교육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첼로. 잘은 못하는데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더라.”

손목에 시계 대신 만보기를 차고 있던 그에게 좋아하는 운동을 물었다. “전 운동권이라 다해요.” ‘아재 개그’가 분명한데 만면에 웃음을 띤 얼굴이 편안하고 따뜻해 같이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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