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여성 안전정책 발표 “데이트폭력·스토킹폭력·디지털성폭력 전쟁 나설 것”
심상정 여성 안전정책 발표 “데이트폭력·스토킹폭력·디지털성폭력 전쟁 나설 것”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3.05 17:41
  • 수정 2017-03-06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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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3·8 여성의 날 기념 정의당 100인 합창 및 여성정책발표에서 심상정 대표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3·8 여성의 날' 기념 정의당 100인 합창 및 여성정책발표에서 심상정 대표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4일 “데이트폭력, 스토킹폭력, 디지털성폭력을 신종3대여성폭력으로 규정하고 근절을 위해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8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정의당이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한 ‘100인의 합창 및 여성정책 발표’ 행사에서 당 대선후보인 심 대표는 이같은 내용의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안전정책’을 발표했다.

심 대표는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성행위 영상 배포 등의 범죄 사례를 들며 “신종3대여성폭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여성들이 특별히 예민한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한국은 특별히 위험한 곳이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심 대표는 “여성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여성 폭력을 낳는 성차별적 구조와 인식을 바꿔내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현행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법안을 공개했다.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일명 클레어법) 도입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디지털 인권침해 대응 온라인 인권교육 본부 설립 등이다.

한편 이날 당 소속 의원 등 당원 100명이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벗어나자는 취지로 만든 노래 ‘100개의 신발’을 합창했다. 당원들의 공모전을 통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

 

정의당은 3.8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한 ‘100인의 합창 및 여성정책 발표’ 행사에서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글귀의 대형 현수막에 핸드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여성신문
정의당은 3.8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한 ‘100인의 합창 및 여성정책 발표’ 행사에서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글귀의 대형 현수막에 핸드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여성신문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안전정책: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존엄하고, 활동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전문

작년 5월 강남역 사건은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여성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일순간에 끔직한 범죄현장이 돼버린다는 사실은 여성들에게 큰 불안과 두려움을 안겼습니다.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에 나붙은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문구는 우리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를 대변하는 말이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꼽히곤 합니다. 그러나 여성들에게 한국은 점점 더 위험한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집계한 성폭력 범죄 수는 2015년 2만7,199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나 여성긴급전화에 집계된 성폭력 상담건수 역시 매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근절에 나섰지만, 여성 대상 폭력은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성폭력 범죄 기소율과 구속율도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란 말 과장으로 여겨선 안됩니다. 지난 달 늦은 밤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여성이 운전기사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 살해당했습니다. 최근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는 해시태그 운동은 혼자 사는 젊은 여성들의 일상이 얼마나 불안하고 심지어 공포스러운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단톡방 성희롱, 문단내 성폭력 등 성범죄는 너무나 가까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SNS 시대 사진합성 범죄를 우려한 여성들은 시위마저도 얼굴을 가리고 해야 합니다.

한국의 여성들이 특별히 예민한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한국은 특별히 위험한 곳이 돼버린 것입니다. 여성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여성 폭력을 낳는 성차별적 구조와 인식을 바꿔내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데이트폭력, 스토킹폭력, 디지털 성폭력 등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여성의 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습니다. 신종3대폭력은 현행 법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저는 데이트폭력, 스토킹폭력, 디지털성폭력을 신종3대여성폭력으로 규정하고 근절을 위해 전쟁에 나설 것입니다.

첫 번째 신종여성범죄는 데이트폭력입니다. 데이트폭력은 부부사이가 아닌 남녀관계, 연인이거나 연인이었던 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말합니다. 지난 5년 간 데이트폭력에 따른 상해 사건은 1만 3,252건에 달합니다. 꾸준히 늘어나는 양도 문제지만 갈수록 흉폭 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467명에 달합니다. 흉기 등을 이용한 특수폭행도 5,687건에 달합니다. 데이트폭행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 비중이 10%도 안 되는 실태조사를 감안할 때, 실제 발생하는 데이트폭력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또한 데이트폭력은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재범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럼에도 데이트폭력은 여전히 연인 간의 다툼으로 가볍게 치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이트폭력으로 형사입건 된 8,367건 중 구속은 449건에 불과합니다. 폭행상해로 입건된 경우 97%가 불구속 입건으로 처리됐습니다. 연인 간의 싸움으로 여겨지면서 솜방망이 처분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우리는 경찰에서 풀려난 지 2시간 만에 남자친구에게 한 여성이 살해되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해야 했습니다. 경찰 역시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등 체계적인 신변 보호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두 번째 신종여성범죄는 스토킹폭력입니다. ‘지속적 괴롭힘’으로 규정되는 스토킹폭력은 데이트폭력의 주요한 양태이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모르는 사람에 의한 스토킹 범죄도 있습니다. 스토킹 폭력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2013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토킹 피해 상담 사례 중 상해, 살인미수, 감금, 납치 등 강력범죄 피해가 2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데이트폭력과 마찬가지로 스토킹 역시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4년 297건이던 단속 건수는 2015년 363건으로 늘었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별도의 법률로 스토킹 범죄를 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은 SNS나 온라인상의 스토커를 처벌할 수 있게 스토커규제법을 강화했습니다. 이런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에서 스토킹은 경범죄 위반입니다. 대부분 8만원의 범칙금만 내면 풀려나게 됩니다. 1999년 이후 스토킹 처벌 특례법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18년 동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신종여성범죄는 디지털성범죄입니다. 디지털성범죄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2011년 이후 급증하였습니다. 경찰청 카메라이용촬영범죄 통계를 보면 2015년 범죄 신고율은 5년 전에 비해 6배나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 90%를 넘어선 지금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몰카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피해자의 95%는 여성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은 10대와 20대였습니다. 자신의 성행위 영상이 다중에 배포되는 끔찍한 경험을 하는 여성들의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관련 신고 건수는 무려 1만8,809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지인합성’ 사진유포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디지털성범죄의 문제는 피해자들에 가해지는 2차가해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몰카 피해자들은 불법 동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디지털 장의사’에게 거액을 지불하는 실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몰카 범죄의 검거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기소율은 31.2%에 불과합니다. 최근 5년간 인터넷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실적은 고작 1건에 불과합니다. 경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대처도 너무나 미온적입니다.

이처럼 신종여성폭력은 법령의 미비와 관계당국의 미온적인 대응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며, 여성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신종3대여성범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실시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첫째,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일명 클레어법)를 도입하겠습니다. 데이트폭력은 재범률이 월등히 높은 범죄입니다. 2005년에서 2014년까지 연인을 상대로 살인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7만 1,526명 가운데 76.6%가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클레어법이 도입되면 여성들은 교제 상대방의 폭력 전과를 경찰에 문의하거나, 사전에 위험성을 인지한 경찰로부 관련 정보를 제공받게 될 것입니다.

둘째,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하겠습니다. 현재처럼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처벌하고 있지만, 처벌 형량이 경미해 오히려 스토커를 자극해 더 큰 범죄를 부르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셋째,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크게 강화하겠습니다. 디지털 성폭력을 경찰철의 업무로 명시하고,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업무에 온라인 성폭력 범주를 포함하고, 디지털 성폭력을 포함한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게 하겠습니다. 경찰과 방송통심심의위원회 그리고 여성가족부 등 불법영상물에 대한 총력감시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아울러 디지털 인권침해에 대응한 온라인 인권교육 본부를 설립하고 총체적인 인권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넷째,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제정하겠습니다. 성폭력방지법, 가정폭력방지법, 성매매방지법 등 3개의 피해자보호법을 포괄하고, 여성폭력의 범위를 데이트폭력, 스토킹폭력, 디지털폭력 등으로 확장하는 내용으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제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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