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범생 노홍식 감독(맨 오른쪽)이 배우들과 함께 촬영된 영상을 검토하고 있다.
영화 '모범생' 노홍식 감독(맨 오른쪽)이 배우들과 함께 촬영된 영상을 검토하고 있다.

10대 성매매 실태 고발 영화 ‘모범생’ 노홍식 감독 인터뷰

“10대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자체가 말이 안돼요. 40대 연예기획사 대표가 여중생을 임신시켰는데 대법원은 진정한 사랑이었다며 무죄 판결을 했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나요? 성매매한 10대 여성에 개 목줄 채워 베란다 난간에 묶어 못 도망가게 한 사건도 있죠. 조건만남, 가출팸 아이들의 성매매 문제도 심각한데 아이들을 탓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성매수자를 강력 처벌해야 합니다.”

10대 성매매 실태를 고발하는 영화 ‘모범생’이 3월15일 시사회를 앞두고 있다. 노홍식 감독은 영화를 만든 이유로 “인권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청소년 성매수 행위의 불법성을 알려 10대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모범생’은 고등학생 은별이 겪는 끔찍한 이야기를 그렸다. 전교 1등이며 가난한 가정에서 사는 은별은 홀어머니의 사채빚을 갚으려다가 가출팸에 휩쓸리면서 삶이 파괴된다.

노 감독은 10대 성매매가 발생하는 원인이 성을 매수하는 남성에게 있다고 봤다. “성인이 10대를 상대로 성을 매수하면서도 ‘애들이 먼저 꼬리를 친 것’이라고 억울해 한다. 남성들의 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돼있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성매매 경험이 있는 남성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평범한 남성들에게서조차 나타난다고 노 감독은 전했다. “평범한 남성들조차 절반 이상은 10대들이 조심하면 성매매를 줄일 수 있고, 10대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노 감독은 10대 성매매 청소년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다 큰 고등학생이라도 법으로 정해진 미성년자이다. 국가가 왜 미성년자 제도를 만들었겠나? 미성숙하니까 보호하기 위해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영화 모범생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모범생'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성년자들이 성매매를 하게 되는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가출 청소년은 오갈 곳이 없고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혹의 덫에 손쉽게 빠진다. 10대 성매매 피해 청소년이 4년 만에 6.7배 급증했다. 분별력이 약한 10대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노 감독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문제는 몇 년 전만 해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뤄졌지만 이제는 워낙 빈번하다보니 대중들도 무덤덤해진 것 같다”며 “피해자는 계속 늘고 있고 피해 당사자가 받는 충격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10대 성매매에 대한 정부 단체, 학교, 가정 등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감독은 “시사회를 시작으로 해외 영화제 출품 및 개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10대의 성 문제에 보다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스크린을 확보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홍식 감독은 KBS드라마제작국에서 시작해 KBS예능제작국, YTN보도제작국, 현대방송드라마제작국 등 드라마,영화 등을 22년간 제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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