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대선 도전 “꼭 완주할 것”

“두 자릿수 지지율 자신한다”

 

“첫 대선 공약 ‘슈퍼우먼 방지법’

실은 ‘슈퍼우먼 강요 방지법’이죠

여가부, 성평등부 바꿔 위상 강화”

 

“노동시간 단축이 진짜 여성공약”

평균 월급 300만원 시대 열겠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줄여야”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슈퍼우먼이란 말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일을 여성의 능력으로 치환하는 이데올로기”라며 “출산·육아는 기업과 사회, 국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슈퍼우먼이란 말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일을 여성의 능력으로 치환하는 이데올로기”라며 “출산·육아는 기업과 사회, 국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57) 대표는 “80조원이라는 예산을 쏟아 붓고도 지난해 신생아 수가 40만명 선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실패했다”며 “출산·육아는 기업과 사회, 국가의 문제다. 근본적으로는 가족 없는 노동을 강요하는 대한민국 시스템의 문제다. 대선 후보가 된 후 발표한 첫 공약이 슈퍼우먼 방지법인데 사실은 슈퍼우먼 강요 방지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유일한 여성 후보다. 여야 정당에서 현재 대선 후보를 확정한 곳은 정의당이 유일하다.

개혁 위해 연립정부 구성 불가피

심 후보는 여성신문과의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지금의 저출산, 육아문제는 여성정책이 아니라 사회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일차적으로 노동 없는 민주주의에서 비롯됐다. 노동시간 단축이 진짜 여성을 위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17대 대선 민주노동당 경선에서는 권영길 대표에게 패했다. 18대 대선에선 진보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다투는 대선이 아닌데 완주를 안 할 이유가 없다. 누가 당선돼도 안정적 개혁을 위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며 “군소정당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면 두 자릿수 이상 지지율을 자신한다. 국민이 준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개혁정부 구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논란에 대해 “여가부가 제대로 성평등 집행부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면서도 “여가부를 없애고 정부 부처별로 나눠 양육과 보육 정책을 펼치면 성평등 의제가 실종될 수밖에 없다.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바꾸고 아동문제까지 포함시켜 영역을 넓혀야 한다.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의 협의조정 기능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정부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으로 진보진영의 스타 정치인이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에선 여전히 1%대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정치권에서 진보정당 출신 정치인, 더욱이 여성은 비주류 중의 비주류, 마이너 중의 마이너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13%의 지지율로 10석을 획득해 원내 3당이 됐다. 한때 지지율이 20%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지금은 6석이다. ‘비주류’ 심상정은 답이 뻔한 싸움에 왜 뛰어들었을까. “노동자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심상정의 이 말에 답이 숨어 있다. 평생 노동운동만 할 줄 알았던 자신이 여의도에 입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상정표 여성정책이라면.

“대선 후보가 된 후 첫 공약으로 ‘슈퍼우먼 방지법’을 발표했다. 출산휴가를 120일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한 달로 각각 늘려 아빠 사용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도 16개월로 늘리되 3개월씩 부부가 반드시 쓰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 60%로 인상하고, 상한은 150만원으로 현실화할 것이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조정해 최대 3년까지 분할 사용토록 하고, 맞벌이 엄마 아빠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출퇴근 시간선택제도 제도화하겠다.

육아·돌봄으로 인한 불이익과 ‘눈치 보기’ 직장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조달청 입찰 시 가족친화인증기업 가산점 부여, 일정기간 근로감독 면제 혜택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자동육아휴직을 법제화하고, 출산·육아휴직이 경력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겠다. 생애단계별 육아정책 패키지로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노동 시대를 열 것이다.” 

-아빠 육아 의무화가 핵심이다.

“결혼하기 전 노동운동을 할 땐데 상급자들이 ‘심상정은 슈퍼우먼이야’라고 하더라. 잘났다는 말인 줄 알고 우쭐했다. 그런데 애 낳아 키우면서 일과 직장을 양립하려니 힘들더라. 그때 깨달았다. 슈퍼우먼이란 말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일을 여성의 능력으로 치환하는 이데올로기구나. 그래서 직장에 가서 ‘앞으로 나를 슈퍼우먼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얘기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제가 직접 네이밍했다.

슈퍼우먼 방지법을 내놓은 후 반향이 크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임금 감소 없이 단축시켜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엄청 욕을 먹었다. 육아가 왜 여성의 문제냐, 기업이 여성을 고용하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금은 모든 대선 주자들이 파파쿼터제를 합창하고 있다.”

-성별 고용·임금 공시제 공약도 내놨다.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하나가 경력단절여성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고용 격차가 가장 크다. 이는 경력단절에서 비롯됐다. 성별 고용·임금 공시제를 통해 임금차별, 고용차별을 막겠다.”

-심상정표 여성정책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꼭 채택했으면 하는 여성 정책이 있다면.

“슈퍼우먼 방지법이다”

-심 후보가 벤치마킹하고 싶은 상대 후보들의 여성 정책을 꼽는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여가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는 정부부처 개편안을 내놨다. 장관은 부총리로 격상, 차관급 상설기구인 성평등위 신설, 1위원회 3개실 7개국 개편 등인데 눈길을 끌더라.”

-한국여성단체연합과의 간담회에서 “나는 눈물과 콧물이 있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는데.

“문재인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좋은 일이라고 본다. 대선 후보들이 페미니스트 후보임을 국민 앞에서 공표하도록 해야 된다. 우리나라에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엄마는 전쟁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직장에서 퇴근이 늦어져 택시 타고 어린이집에 가면 우는 아이 보면서 엄마도 따라 운다. 애가 아파도, 남편이 병나도 자기탓인양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나 역시 엄마이자 아내로 육아를 직접 경험했다. 그래서 눈물, 콧물이 있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한 것이다.”

-‘낙태죄’에 대한 입장은.

“전면 폐지해야 한다. 낙태 허용 입장을 일각에서 왜곡해 해석하니까 조심스럽긴 하다.”

-문 전 대표가 성소수자 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사실상 반대해 논란을 빚었다.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은 금지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 ‘낙태죄’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공론화하겠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은.

“전면 무효화하고 재협상해야 한다. 화해치유재단은 해체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반인륜적 전쟁범죄다. 인권협상의 기본은 피해자 우선이고, 정부가 협상을 해도 피해자를 대리하는 차원이다. 그런데 할머니들의 사전동의도 없었고 일본의 국가 범죄임을 명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 한시적인 정부가 역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대선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대표 슬로건은.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다.”

-노동 공약을 많이 내놨다.

“서울의 한 가구 월평균 생활비가 314만원이다(2015년 기준). 그런데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월 237만원이다(2016년 8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국민월급 300만원 시대를 열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복원하는 노동헌법도 제안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은 1만원으로 인상하고, 최저임금과 연동된 최고임금법을 도입하겠다. 일명 ‘살찐 고양이법’인데 고위 임직원들의 과도한 임금이 공공부문은 최저임금의 10배, 민간기업은 30배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겠다.

월급 받는 노동자 1900만 명 중 비정규직은 874만 명으로 무려 45%다. 신분 차별로 이어진 비정규직은 줄여야 한다. 뚜렷한 이유 없이 ‘반값’ 인생이다. 정규직이 280만원 가져갈 때, 비정규직은 150만원 가져간다. 이와 함께 기본급을 높이고 복잡한 수당을 줄이는 임금체계 개편, 비정규직 사회보험 지원 확대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단기 ‘시간제노동자 최저임금제’도 도입할 것이다.”

 

“저 ‘심블리’ 맞죠?” 심상정 후보가 여성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환히 웃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저 ‘심블리’ 맞죠?” 심상정 후보가 여성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환히 웃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왜 지금 심상정이어야 하나.

“여성문제를 포함해 모든 차별과 불평등에 누구보다 적극 싸워왔다. 모든 성평등 의제에서 가장 실천적으로 맨 앞에 서 왔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성인지예산제도를 제도화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통과시켰다. 또 비례대표 후보의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는데 앞장섰다. 제가 6시간 이상 ‘시쳇말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데 여러분들이 여성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48개 부처에 최소한 여성과장 한 명씩 이상 두는 것도 17대 국회 때 적극 추진했다.

진보정치 외길을 걸어오면서 실패를 반복했지만 기성정당에 손을 내밀거나 도움을 청한 적 없다. 지난 13년간 경제민주화, 복지, 노동이라는 시대정신을 견인해왔다. 삼성 등 기득권 세력과 단호히 맞서 싸워왔다. 탄핵국면에서 주저하고 흔들리는 야당의 중심을 잡아 탄핵소추를 가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전환기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심상정이다.”

-심상정은 OO대통령이다. 한 마디만 넣는다면.

“심상정은 노동 대통령이다.”

-가상의 질문을 던지겠다.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어느 곳을 방문할까.

“세월호 아이들이 있는 진도 팽목항이다.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를 개조하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해서다.”

-세 번째 대선 출마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은 정의당이 출범하면서 진보정당의 선거정치 차원에서 활용해온 측면이 강하다. 이번 대선이 진보정당 집권을 위한 첫 번째 출마다. 6석이니 단독 집권이야 어렵겠지만 누가 대통령이 돼도 연립정부 구성은 불가피하다. 개혁의 주도권을 갖는 친노동 개혁정부를 세우는데 당당한 주체가 될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성별 임금·고용 격차가 가장 크다. 이는 경력단절에서 비롯됐다”며 “성별 고용·임금 공시제를 통해 임금차별, 고용차별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심상정 후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성별 임금·고용 격차가 가장 크다. 이는 경력단절에서 비롯됐다”며 “성별 고용·임금 공시제를 통해 임금차별, 고용차별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지율 1%대 반등의 묘수 있다

심 후보는 대선 이후 선거법이 개정되면 정의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2020년 총선에선 비주류의 진보정당 시대를 마감하고 주류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보정당 집권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시켜 나가겠다”고도 했다.

-지지율이 1%대다.

“지지율이 워낙 낮은 것도 사실이다. 방송 뉴스에 노출이 안 된다. 다른 후보와 비교해보니 0.8%더라. 거의 안 보인다. 저보다 지지율 낮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죄다 보도하면서 심상정과 정의당 보도는 안 한다. 제가 가진 이미지 중 ‘철의 여인’이 있다. 방송에는 짧게 자극적인 멘트만 보도되니까 강한 이미지로 비춰져 있다.”

-요즘은 ‘심블리’로 불리던데.

“홍보라인이 20∼30대다. 홍보를 맡기면서 ‘명령에 복종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남부끄러웠는데 하다 보니 체질이더라(웃음). 여성 지지자들도 많이 늘었다.”

-여성 대선 후보다.

“이 수식어는 최고의 강점이다. 평등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는 시대에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진짜 여성 리더십이 필요하다. 작은 차이가 주는 고통을 이해할 줄 아는 섬세한 소통 능력, 강한 추진력이 필요할 때다. 여성이 약한가? 절박한 문제에 놓일 때 여성은 누구보다 강하게 대처한다.”

-지지율 반등의 묘수가 있나.

“두 번의 기회가 있다. 국민의 관심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쏠려 있다. 언제 내려올까 청와대를 보고 있다. 정권교체 열망으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해줄 유력정당, 유력후보에게 눈길이 쏠려 있다. 박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면 그때부터 어떤 정권교체냐, 어떤 대통령이냐를 검증할 것이다.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레이스다.”

-완주할 것인가.

“당연히 완주한다. 후보단일화를 이야기하는데 지금의 연립정부 구성은 과거처럼 당선을 위한 후보단일화의 관점에서 논의되는 게 아니다. 완주하고 국민이 준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개혁정부 구성에 나서겠다. 돈이 실력인 사회가 아니라 땀과 노력이 실력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정의당은 지난해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혐오’ 비판을 받은 중식이 밴드와 손잡고 총선 테마송을 발표했고, 메갈리아 관련 논평도 철회했다. 남초정당으로 젠더감수성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도 한국사회 속에 존재하는 당이다. 과거의 진보정당은 운동권 정당이지만 정의당은 대중정당을 지향한다. 당원의 60%가량은 정당 경험도, 운동 경험도 없는 보통 시민이다. 대중정당이니까 페미니즘에 반하는 행동과 다른 소신을 가진 이들도 있다. 첨예한 문제가 큰 갈등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당 내에 오류도, 한계도 있다. 하지만 당원들이 페미니즘을 적극 수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면서 우리는 변화돼 나가고 있다.”

-여성보다 노동자 권리가 우선하는 정당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성과 노동은 선후를 따질 수 없다. 노동문제 중 가장 심각하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성노동이다. 정의당 정책의 일차적 수혜자는 사실 여성노동자다. 최저임금 이하 비중도 여성노동자가 많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피해자도 여성이다. 비정규직을 쪼개기 계약해서 딸들이 자살까지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성보다 노동이 우선한다고 보는 건 동의할 수 없다.”

-정의당의 확장성을 어떻게 보나?

“제가 13년 정치하면서 80%는 실패로 점철된 정치를 해왔다. 정의당은 합리적 진보, 원칙 있는 진보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진보정치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같은 수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 오른쪽으로 지나치게 경도된 대한민국 정치의 축을 과감하게 왼쪽으로 트는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싶다.”

-19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평등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평등의 가치가 정치의 중심에 놓일 때 당연히 성평등도 최우선 과제가 된다. 성평등이야 이미 시대정신이 된지 오래 아닌가.”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 “민주화 이후 최초로 정권교체냐, 연장이냐가 아니라 어떤 정권교체냐 하는지를 둘러싸고 야당 간에 진검승부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 “민주화 이후 최초로 정권교체냐, 연장이냐가 아니라 어떤 정권교체냐 하는지를 둘러싸고 야당 간에 진검승부를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9대 대선은 야당 간 진검승부하는 선거

그러면서 심 후보는 남미의 가톨릭 국가 우루과이에서 낙태 허용, 동성결혼 합법화 등을 이끈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이야기를 꺼냈다. 무히카가 여성주의자라서, 국민이 성평등론자라서 이런 정책을 편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국민은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모든 불평등에 맞서 민중의 삶을 일군 무히카를 믿었다. ‘저분이 주장하고 저분이 이끄는 일이라면 다 우리를 위한 일이구나’라고 여겼다”고 했다.

-대선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짓나.

“민주화 이후 최초로 정권교체냐, 연장이냐가 아니라 어떤 정권교체냐 하는지를 둘러싸고 야당 간에 진검승부를 하는 선거다. 유력 보수주자가 없기 때문에 과거처럼 정권교체에 지장이 된다는 이유로 작은 정당에 가해졌던 부당한 압력도, 설득력도 없는 선거가 될 것이다.”

-탄핵 정국에서 나타난 국민의 촛불혁명 에너지를 정치권이 어떻게 받아야 할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시켜주면 권력을 잡아 어떤 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구상을 내놔야 한다. 정권교체가 답이라는데, 정권교체는 이미 국민이 다 해놨다. 이미 9부 능선을 넘었다, 민주당과 민주당 오른쪽이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 개혁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 지금도 자유한국당 때문에 개혁을 못하고 있다. 1∼2월에 개혁 입법도, 특검 수사기간 연장도 못했다. 선거 끝난다고 자유한국당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촛불 시민들이 요구해온 과감한 개혁이 이뤄지려면 어떤 정치구도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민주당과 민주당 왼쪽이 경쟁하는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 정의당이 최소한 제1야당이 돼야 촛불개혁이 추진될 수 있다. 그런 사명감을 갖고 출마했다.”

-다른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을 촌평한다면.

“문 전 대표는 모든 분야에서 정책을 많이 내놨다. 원래 앞서가는 후보의 특징이 물량 공세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많은 정책을 내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실행할지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많은 정책과제는 나중에 정책자료집에서 찾아봐야 한다. 문 후보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다.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오히려 어떤 정치공학적 처신을 중심에 두고 있는듯 하다. 구체적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말을 유창하게 한다.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내놨고 정의당 지지층과 가장 많이 중복된다. 정책적 친화력은 가장 높은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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