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부채 1344조원 '사상 최대'

정부 대출규제 강화, 2금융권 가계부채↑

빚에 억눌린 가계, 4분기 신용카드 사용 급증 

 

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뉴시스·여성신문
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계 빚이 130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가계부채 전체 금액과 증감률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금리가 높은 제2 금융권을 선택하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10월~12월)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부채 잔액은 1344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7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증가 규모 또한 역대 가장 크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1.7%로 2006년 4분기(11.8%·24조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규모와 증가속도는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 최고의 기록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가계부채 내용이다. 지난해 4분기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13조5000억원으로 3분기(17조2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금융 당국이 잇따라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며 은행권의 대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의 제2금융권이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등을 포함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지 않은 비은행권으로 대출이 몰렸다. 2금융권(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규모는 13조5000억원 늘며 역대 가장 많은 규모로 증가했다. 

가계가 2금융권을 찾은 것은 주택담보대출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중 2금융권의 주담대 증가 규모는 7조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4조9000억원)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이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은 새마을금고 대출이 차지했다. 새마을금고는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4분기 중에만 주담대를 4조6000억원 늘렸다.

주택금융공사가 시중보다 낮은 이자에 자금을 빌려주는 ‘보금자리론’ 관련 수요도 급증했다. 주금공 등의 주담대 증가 규모는 6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증가 규모가 지난해 3분기(3조50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이는 은행권 주담대 규모가 한 분기 새 9조원 늘어나며 지난해 2~3분기(각 13조원, 13조5000억원) 대비 증가 폭을 축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은행권과 2금융권, 주금공 등을 합한 주담대 증가 규모는 23조200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빚을 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는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를 늘린 것은 가계대출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4분기 중 신용카드, 할부금융 등으로 쓴 판매신용 증가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말 효과로 4분기 소비가 커지긴 한다. 그러나 분기별 판매신용 증가액이 4조원을 웃돈 것은 2009년(4조5000억원), 2010년(4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과 10월 열린 민관 합동 소비촉진 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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