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요일 시인이 지난해 11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공식사과문. 현재는 합의된 게시기간이 종료돼 삭제된 상태다.
지난해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요일 시인이 지난해 11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공식사과문. 현재는 합의된 게시기간이 종료돼 삭제된 상태다.

지난해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요일(52) 시인이 17일 법원으로부터 강제추행 고소 건으로 유죄판결(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고소는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에서 일어난 ‘#문단_내_성폭력’ 고발운동과는 별개로 진행됐으며, 피해당사자는 지난해 3월 22일 ‘강제추행’으로 김 시인을 고소했다. 

피해자는 “고소를 진행하기 전 김 시인에게 강제추행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오히려 묵살하고 비아냥거렸다”며 “고소 이후에는 협박을 당하는 등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이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성폭력 사건이 사라지는 데 좋은 선례로 작용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지난해 11월 SNS에서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후, 피해자들의 폭로를 사실로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저의 의도가 어찌 됐든 증언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사과문을 적어 올렸다.

그는 “등단 이후 동료들과 수많은 술자리를 함께 했다. 알코올 중독이 되어 만취 상태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를 범해 왔다”며 “상습적으로 술자리에 함께 있는 여성들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성적 희롱과 추행을 하기도 했다. 제 인간적 미숙함과 반여성적 편견, 죄의식 부재 등이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졌음을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트위터에 ‘ㄱㅇㅇ_성폭력피해여성연대’ 계정을 만들어 김 시인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김 시인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20대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대학 휴학생이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김 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접근한 뒤 동료 시민 모임에 초대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김 시인은 지난해 11월 30일 피해자들의 폭로를 사실로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피해자들은 김 시인이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자 “(그의)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해 개인과 단체 고소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요일 시인은 1990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붉은 기호등’(1994)과 ‘애초의 당신’(2011) 등의 시집을 냈다. 현재 출판사 ‘문학세계사’의 기획이사, 아동출판사 ‘아이들판’ 대표로 일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