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검찰 항고 기각

 

법원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0)씨에 대한 재심을 결정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경필)는 광주지법 해남지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검찰의 항고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수사가 잘못된 절차에 의해 진행된 만큼 재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7일 아버지가 전남 완도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자 피의자로 체포됐다.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당시 범행을 자백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자신이 동생을 대신해 감옥에 가겠다고 거짓 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후 재 17년째 청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재판기록과 증거 등을 검토, 지난 1월 “반인권적 수사가 이뤄졌고 당시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는 현재 판례에 따르면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앞서 2015년 김씨의 변호인도 수사과정의 불법감금과 체포, 가혹행위, 구속영장 실질심사 미고지, 약사의 진술에 근거한 사망원인 등을 들어 재심을 요구했다.

이에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15년 11월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이 인정된다며 김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그러나 광주지검 해남지청은 이에 불복하고 다시 항고했다.

광주고법이 검찰의 항고를 기각했으나 검찰은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를 확정해야만 재심이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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