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Oopsy Oopsy’ 창립자 에리카 김

촉망받는 디자이너에서 디자인 브랜드 경영자로

“언어·문화 장벽 두려움 버리고 어필하면 해외 시장 열릴 것”

 

브랜드 ‘Oopsy Oopsy’ 창립자 에리카 김 ⓒ에리카 김 제공
브랜드 ‘Oopsy Oopsy’ 창립자 에리카 김 ⓒ에리카 김 제공

 

에리카 김(42)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LA 출장 중이었다.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 시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런칭 초기인데 미국 시장에선 반응이 무척 좋아요. 홍콩에서도 런칭 제안이 들어왔어요. 올해는 아시아 시장으로도 진출해 보려고 해요.”

에리카 김의 디자인 브랜드 ‘Oopsy Oopsy’(http://oopsyoopsy.com)는 캐릭터를 활용한 가방과 액세서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중적인 럭셔리 백’을 표방하는데, 알록달록 경쾌하고 상상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독특하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나 문구를 스티커·패치 형태로 가방에 부착해 디자인하는 게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다. 쇼퍼백, 토트백, 클러치백, 파우치 등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 지 이제 일주일. “시작부터 호응이라 짜릿하다”고 했다. 

 

 

에리카 김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 이름은 김현경. ‘애수의 소야곡’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박시춘 씨의 외손녀다. 10대 때부터 미국 포틀랜드주 오레곤에서 학교를 다녔고, 1999년 ‘세계 3대 패션 스쿨’로 꼽히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 인종이 공존하는 사회에서의 삶은 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 다양성의 가치 존중, 끝없는 도전 정신”을 각인시켰다. 

졸업 후 에리카 김은 캐시미어 브랜드를 경영하는 양친을 돕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났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발주, 매입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사업 노하우를 익혔다. 그가 경영에 참여한 이후로 해당 브랜드는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전 층 매출 1위, 2002년과 2004년 고가 브랜드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그렇게 10여 년간 자신의 브랜드를 경영할 준비를 착착 해 나갔다. 지난 4일 Oopsy Oopsy를 창립하고, 그가 창조한 개성적인 캐릭터 ‘Lazee’ ‘Witty’ ‘Coolio’를 활용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 등에서 8개 매장을 운영하는 셀렉트샵 브랜드 ‘오마이솔’ 경영자로부터 먼저 론칭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브랜드 창립 첫해에 미국 전역으로 시장을 넓히는 한편, 홍콩과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도 진출할 목표도 세웠다. 

 

 

(왼쪽부터) Oopsy Oopsy의 캐릭터 ‘Lazee’, ‘Witty’, ‘Coolio’. ⓒOopsy Oopsy
(왼쪽부터) Oopsy Oopsy의 캐릭터 ‘Lazee’, ‘Witty’, ‘Coolio’. ⓒOopsy Oopsy

출발점은 패션 제품이되, 앞으로 주방용품, 홈 인테리어 제품, 여행 관련 상품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에리카 김은 “다양한 연령대와 사회적 위치의 사람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가 깃든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자신만의 디자인 브랜드를 경영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브랜딩의 핵심은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와, 소비자를 사로잡는 색감입니다. 인문학적인 교양과 유쾌한 상상력까지 발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해외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부터 버리세요. 내 브랜드가 얼마나 괜찮은지 당당하고도 부드럽게 어필하면, 문은 열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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