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시대 성평등 정책 재편을 말한다!’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며 성평등한 돌봄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시대 성평등 정책 재편을 말한다!’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며 성평등한 돌봄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직장 여성이 가정으로 퇴근 후 제2직장으로 출근하는 것 같은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출산과 육아를 여성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시대 성평등 정책 재편을 말한다!’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30년 간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들을 키웠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새벽에 출근하면서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서 차에 태워 처가에 데려다주고, 퇴근할 때 아이를 데려오는 역할 등을 했다”면서 “성평등 관점에서 저희 부부는 예전부터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이 문제가 적극적으로 토론해야 할 만큼 해결되지 않고 중요한 문제가 아직도 되고 있구나,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시기적절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성평등 실현을 위한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세 아이를 둔 보건복지부 사무관의 사망사건과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등에서 한국 여성이 얼마나 열악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예를 들었다.

이와 함께 “가정과 직장 둘 중 하나의 선택을 여성만 강요받고 있고 경력단절 여성들이 전 세계 어디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많은 이런 현실과 구조들을 바꿔야 한다”며 “성평등 돌봄사회 전환 정책이 우선 필요하고, 남녀 모두 출산과 육아의 평등한 권리와 책임을 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행해야 할 정책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돌봄시간 확보, 성평등 일터 문화, 돌봄의 공공성 강화, 돌봄노동성 처우개선, 개인과 가족의 돌봄역량 강화정책 등을 제시했다.

특히 “여성폭력 방지 대책이 있지만 현 정부 들어서 성폭력·가정폭력 건수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폭력과 범죄로부터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여성폭력 대책에 대한 예산 확대, 초중고 성평등·인권감수성 교육의 의무화, 여성폭력 1차 피해자 지원기관의 전문화,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등 정책 필요하다”며 “여러 가지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변화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육혁명과 마찬가지로 단기 대책이 아닌 사회 구조와 패러다임 변화 등 장기적 변화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폭력, 성폭력, 임금 차별, 가정에서 가사 전담 등 이 정도면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평등·불공정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런 성 불평등은 오랜 시간 내려온 뿌리 깊은 문화와 관습의 문제라는 점에서 특정분야의 처방으로 해소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재)국민정책연구원과 국민의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주최하고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과 전국여성위원장 신용현 의원이 주관으로 열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평등 정책 주무부처로서 여성가족부의 위상과 철학의 한계를 평가하고 사회의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 재편 방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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