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생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결혼만족도는 더 떨어졌다.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가사분담 등 여전히 지속되는 가족주의 전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은 2016년 6~11월 전국 만18세 이상 1052명(남성 476명, 여서 576명)을 대상으로 결혼만족도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결과는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 태도 국제비교연구’ 보고서에 실렸다.

결혼생활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비율은 여성 53.7%, 남성 72.2%였다. 반면 결혼생활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은 여성 11.9%, 남성 4.3%였다. 결혼만족도가 ‘보통’이라는 대답은 여성 34.3%, 남성 23.5%였다. 결혼만족도는 결혼에 대해 본인이 가진 기대를 충족하는 정도를 말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결혼만족도는 떨어졌다. 결혼생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18~34세가 76.8%로 가장 높았고, 35~49세 71.4%, 50~64세 55.1%, 65세 이상 53.1% 등으로 낮아졌다. 반면 부정적 인식 비율은 18~34세 1.8%, 35~49세 6.7%, 50~64세 8.3%, 65세 이상 13.8% 등으로 높아졌다.

남성보다 여성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여전히 자녀 양육이나 가사에 있어 ‘여성이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강한 가족주의 전통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저녁식사준비·세탁·집안 청소 등의 지표를 이용해 남편과 아내의 가사 참여 정도를 측정한 결과, 여성의 가사분담률은 79.9%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여성에게 특히 높은 가사분담률은 설문조사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사분담에 대한 의견으로 ‘부인이 주도’한다는 응답이 43.8%, ‘남편이 주도’한다는 응답이 2.7%의 비율을 차지했다. 가사분담 실태는 ‘부인이 주도’한다는 응답이 80.9%, ‘남편이 주도’한다는 응답이 3.6%로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기혼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이 여성들의 이중노동 심화 결과를 가져왔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만으로 평등한 젠더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여성에게 전가되는 가사부담이 혼인 및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서라도 성 평등적 인식 및 태도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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