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잘못된 정책 수행이나 행동에 대해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당의 내분과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며 탈당을 결심했습니다. 옳지 않음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은 잘못에 대한 묵인이라는 생각 때문이죠.” 윤순영 대구중구청장의 탈당의 변이다.

윤 구청장은 한나라당 공천으로 민선 4기를 시작, 내리 3선에 당선된 전국에서도 유일한 여성기초단체장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탈당이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처음으로 당선된 여성대통령에게 여성으로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 내 여성비율향상, 공기업과 사기업에서 유리천장 뚫기 등 여성들의 권한 지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여겼지요.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습니다. 서문시장 화재현장 방문 때도 사적 방문이라며 대책본부에서 기다리던 대구시 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다녀가는 대통령을 보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도 사라졌지요.”

윤 구청장은 “피해 상인들과 서문시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화재 직후부터 상인들이 겪고 있을 상실감과 어려움을 나누며 대책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어른들은 부모와 같다”며 노인정을 자주 찾고 있다.

“박 대통령 서문시장 방문 후 들린 노인정에서 ‘구청장이 왜 대통령이 왔는 데도 나가지 않았느냐’며 꾸지람을 듣고 대책본부에서 기다리던 그때 상황을 설명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다음날 중구 노인정에서 모았다며 서문시장 화재성금을 가져온 어른들이 제 손을 꼭 잡아주었지요. 오해는 풀렸지만 사실이 왜곡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난달 18일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내건 바른 정당이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가졌다. 바른정당에 입당한 윤청장은 “가장 본질적인 민주주의 가치에 따라 당이 어디로 가는지, 정당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감시자의 역할을 할 생각이다. 여성으로서의 대표성을 가지고 이름만이 아니라 실제로 바른 정당이 되는데 제대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15대부터 20대 국회의원 중 재선 의원이 한명도 없는 곳이 중구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은 됐지만 임기동안의 평가가 표로 이어지는 곳에서 3선 연속 당선은 윤청장이 중구 발전에 기여한 노고와 신뢰에 대한 주민들의 표시일 것이다.

유권자와 상관없이 권력상층부의 공천 전횡이 이뤄졌던 2016년 총선을 지나며 지금까지 현실정치를 통해 대구의 정치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바른정당에서의 윤 구청장의 용기와 역할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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