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창호 “안전 점검 부족했지만 소통 거쳐 영화 만들었다” 

배우 김여진 “(배우를) 진짜 위험에 빠뜨리는 걸

카메라에 담고 싶으면 다큐 만들라” 일갈

 

10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서예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서예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서예지가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촬영 중 실제로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털어놔 논란이 되고 있다. “연탄가스를 마실 수 있겠느냐”는 비정상적인 요구를 한 조창호 영화감독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서예지는 18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촬영을 하는 날, 나를 빼고 스태프가 다 회의를 하더라. 감독님이 혼자 주춤주춤 오시더니 연탄가스를 실제로 마실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셨다”며 “사실 너무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감독님께 ‘지금 당장 죽으라는 말씀은 아니시죠?’라고 되물었다. 감독님이 실제 가스를 마셨을 때의 느낌과 감정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나도 정원(극중 서예지 캐릭터)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 하겠다고 했다. 연탄을 피우자마자 차 안에 들어갔는데 지옥의 느낌이었다. (생략)” 이어지는 서씨의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감독이 배우의 안전을 뒷전으로 한 채 영화만 우선시했다”며 비판에 나섰다.

누리꾼들은 “(연탄가스) 소량 흡입으로도 상해에 이를 수 있는 것 아닌가”(@LawB****)라며 걱정 어린 우려와 함께 “연탄가스 후유증 남는다. 배우 생명 끝날 수도 있는 것. 배우를 고장나면 버리고 갈아 끼우는 부품처럼 쓰지 마라”(@_Alic*******) “연탄가스 마실 수 있겠냐고 물어본 거 살인미수고, 미친놈의 광기”(@joga******)라며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연탄가스) 소량 흡입으로도 상해에 이를 수 있는 것 아닌가. 굉장히 위험한 짓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려와 비판의 말을 남겼다. ⓒ트위터 캡처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연탄가스) 소량 흡입으로도 상해에 이를 수 있는 것 아닌가. 굉장히 위험한 짓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려와 비판의 말을 남겼다. ⓒ트위터 캡처

 

또 다른 누리꾼은 신인배우인 서예지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감독의 무책임한 행태를 꼬집었다. ⓒ트위터 캡처
또 다른 누리꾼은 신인배우인 서예지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감독의 무책임한 행태를 꼬집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리안 @guin****과 @N_LA*****은 “경력 있는 배우한테는 저런 소리 안 했겠지” “(신인배우인) 서예지가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배우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감독의 무책임한 행태를 꼬집었다.

해당 영화를 연출한 조창호 감독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영화 제작과정에서 일어난 문제가 맞으며 안전을 비롯해 조심하고 점검했으나 부족했다. (그러나) 부족하더라도 소통 과정을 통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해명은 오히려 누리꾼들의 화를 더 키우고 있다.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본인의 입장만 밝혔다는 지적이다. 트위터리안 @madb*********은 “배우의 목숨이 달린 일을 해당 배우 쏙 빼놓고 회의하고 나중에야 물어본 게 소통인가. 저건 통보고 강요”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진짜로 죽어가는 장면, 폭행하는 장면 영화로 찍는 거 예술영화 아니고 스너프 필름”(@twit********)이라며 “어디 가서 영화감독이라고 하지 말라”(@datt*****)고 비판했다.

스너프란 폭력, 살인, 강간 등의 모습을 담아 은밀히 유통시키는 필름으로 성관계 장면을 실제로 연출하거나 상대방을 죽이는 과정을 찍은 영화를 일컫는다.

 

배우 김여진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배우 서예지에게 연탄가스를 마시게 한 조창호 영화감독의 행태를 비판했다. ⓒ배우 김여진 트위터 캡처
배우 김여진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배우 서예지에게 연탄가스를 마시게 한 조창호 영화감독의 행태를 비판했다. ⓒ배우 김여진 트위터 캡처

배우 김여진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라며 “상황과 감정에 몰입하고 빠져나오며 정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몰입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배우를)진짜 위험에 빠뜨리고 진짜 모욕을 카메라에 담고 싶으면 다큐를 만들라”고 지적했다.

서예지는 지난 10일 진행됐던 영화 시사회에서도 “연탄 마시는 장면을 CG처리 해주실 줄 알았는데 진짜 연탄가스를 마시게 했다. 감독님이 컷을 안 해주셔서 죽을까봐 내내 불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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