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구 출신 소프라노 심규연

 

대구 출신 소프라노 심규연씨. ⓒ김성자
대구 출신 소프라노 심규연씨. ⓒ김성자

지난해 12월 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레타 ‘박쥐’ 공연이 열렸다. 시대 배경을 조선 시대로 설정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인 박쥐에서 관객들이 주목한 인물은 대구 출신 소프라노 심규연씨다.

이번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심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재학 당시 처음 연기했던 역할이 바로 오페라 박쥐의 아델레 역”이라며 “데뷔를 고향인 대구에서, 첫 배역이었던 아델레로 시작해 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경화여고를 졸업하고 한예종과 미국 맨해튼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심씨는 현재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 오페라 연주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성악을 시작한 지 10여 년째인 그는 국내·외 명문 음악학교를 거치며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신예답지 않게 풍부한 무대 경험을 쌓았다.

국제무대에는 지난 2015년 미국 델라웨어 오페라단의 오페라 ‘라크메(Lakmé)’ 주인공으로 데뷔했고 올해는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에서 오페라 ‘신데렐라’ 요정역을 맡아 출연을 앞두고 있다.

화려한 경력을 보면 영락없는 ‘금수저’ 음악학도가 연상되지만 심씨는 “그런 질문 많이 받는데 금수저하고는 거리가 멀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진로를 성악으로 정하고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혔어요. 평범한 회사원인 아버지는 음악을 해서 미래가 있겠느냐는 우려와 경제적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셨죠.”

심씨가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장학금을 받는 것뿐이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한예종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았고, 미국 유학에서도 장학금을 받았다.

심씨는 많은 친지가 도움을 줬고 특히 고모 부부가 정신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다닌 외국 음악학교의 경우 대부분 학생에게 다수의 후원자가 있고 음악애호가들의 기부도 일반화돼 있다. 이들이 낸 기부금이 장학금 등의 형태로 인재육성에 쓰이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성악가가 길러진다”며 “한국도 문화예술 인재 육성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통해 더 많은 젊은 음악가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씨는 마지막으로 “오페라는 노래와 춤, 시선과 몸짓 등 온몸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작업”이라며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신인이지만 제가 갔던 길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걸음마다 열심히 내딛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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