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과 의사소통 기술 익혀 사회화 도와

조롱은 친밀감의 표현 ‘우정촉진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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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의 몇몇 심리학자들은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조롱행위가 사회화를 촉진시키고 우정으로 발전된다는 긍정적 해석을 내렸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당신의 자녀가 친구들과 놀다가 “메주” 혹은 “돌대가리”란 놀림을 받고 울상인 채 집에 돌아왔다면 당신은 여기에 대해 분노만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교육기회로 받아들일 것인가.

최근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 The Straits Times>는 외신 보도들을 종합해 상호간 조롱행위가 오히려 당사자 아이들에게 유익한 사회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버클리대학 대처 켈트너란 심리학과 교수가 올해 3월 발행되는 심리학관련 전문지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강력히 피력할 예정이다. 그는 대학원 시절부터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 지난 5년 간 수십 권의 관련 연구논문도 펴낸 바 있다.

켈트너 교수는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을 놀리는 것을 한 마디로 “놀이에서 서로를 자극시켜 도전하게 만드는 정교한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하자면 조롱은 놀이의 한 형태로 이 조롱을 통해 처음에는 공격적으로 서로를 자극했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격한 감정이 사그라드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그에 따르면 너무 심하지 않은 보통 수준의 조롱은 일종의 ‘혜택’이 될 수도 있다. 즉 아이들이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간 적절한 사회적 교류를 하며 애정을 표현하는 한 방식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조롱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켈트너 교수는 “아이들은 다섯 살만 돼도 어른들의 의사소통이 말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실제 가혹한 비판과 악의적이지 않으면서 적당히 장난스러운 조롱과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안다”고 말한다.

더구나 처음엔 꽤 무례하게 시작된 조롱도 열살 쯤 되면 상당히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방식의 의사소통으로 발전하게 된다. 켈트너 교수는 연구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생들 중 친구를 조롱하는 60, 70%의 학생들의 본 목적은 우정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해 미네소타주의 한 초등학교 농구캠프에서 일단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고 조롱하던 아이들이 3일 후 절친한 친구 사이로 발전한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결국 숙련된(?) 조롱자들은 젊거나 늙거나 나이에 상관없이 그들이 놀리고 있는 대상에 대해 은연중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켈트너 교수는 해석했다.

어떤 민족들에서는 조롱이 일종의 세련된 관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켈트너 교수는 이런 문화권에선 “가족들이 아이가 두 살일 때부터 놀리기 시작해 조롱이란 관습에 익숙하게 만든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조롱의 학습에도 한계는 있다. 그것은 바로 많은 심리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조롱의 영향이 긍정적이 될지 부정적이 될지는 조롱당하는 당사자의 심리상태에 전적으로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기비하가 심하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지극히 소심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놀림거리가 된다는 것은 보통사람보다 훨씬 잔인한 일이 될 것이다.”

사우스플로리다 주립대학 심리학과 교수이자 바디 이미지 전문가인 J.케빈 톰슨씨의 지적이다. 실제로 몇몇 연구자료들이 놀림을 당하곤 했던 어린이가 성장한 후 자기 이미지 형성에 얼마나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는지를 밝힌 바 있다. 톰슨 교수 역시 이에 관련된 저서를 99년 출간했었다.

그러나 켈트너 교수는 조롱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부모나 교사가 잘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아이들이 놀림당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은 아이들로부터 멋진 기회를 빼앗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이 은경 기자 pleu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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