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검색 결과, KT 올레TV는 실제로 성폭행 영화 불륜 영화 등의 연관 검색어와 관련 콘텐츠 목록을 제공하고 있었다.
13일 검색 결과, KT '올레TV'는 실제로 '성폭행 영화' '불륜 영화' 등의 연관 검색어와 관련 콘텐츠 목록을 제공하고 있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다룬 영화 ‘귀향’이 ‘성폭행 영화’?

청소년 영화·뮤지컬 영화 등 400여 편도 포함

시청자 항의 잇따라...불매운동 조짐도

‘성폭행 영화’ ‘불륜 영화’ 따위의 추천 검색어와 관련 콘텐츠 목록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KT의 인터넷(IP)TV 서비스 ‘올레TV’가 빈축을 사고 있다. 

올레TV TV화면 검색창에서 한글 초성 ‘ㅅㅍ’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 중 ‘성폭행 영화’가 나온다. ‘성폭행 영화’ 분류엔 585편의 VOD가 포함됐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 유명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선정한 ‘청소년 권장영화’ 등이다. 

 

 

 

13일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SNS를 통해 이를 알린 이후 온라인은 들끓고 있다. “성폭행 영화를 추천한다니?” “성폭력 요소를 카테고리로 만들어서 제공하다니?” 등 터무니없다는 반응은 물론, ‘올레TV’ 고객센터에 전화해 항의하고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이들도 많다. 

올레TV는 ‘불륜 영화’ ‘불륜 시리즈’ 등도 추천 검색어로 제공하고 있다. 올레TV 모바일 앱에서 ‘불륜’을 검색하면 ‘불륜 시사교양’(2편) ‘불륜 영화’(30편) ‘불륜 시리즈’(16편) 등의 연관 검색어와 관련 VOD 목록을 볼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내 ‘연관 검색어’와 관련 콘텐츠 목록은 대개 이용자의 검색 패턴에 맞춰 자동으로 생성된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올레TV도 지난 2014년부터 이용자의 시청 패턴과 직접 입력한 팽 별점 평점을 통합 분석해 개인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감성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명백히 부적절한 검색어가 생성되는 일을 미리 막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여성신문은 13일 KT 측에 문의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KT 고객센터 담당자는 “현 상황을 담당 부서에 알렸으니 곧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업체의 관리 부실 차원으로 보고 넘어가기 힘들다.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들이 기술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기술과 윤리의 차원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