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 골든글로브 시상식 평생공로상 수상

6분짜리 수상소감 연설서 트럼프 이민자 추방정책 비판

“부서진 마음 추스르고 예술로 승화시키자”

 

제4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연설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평생공로상 수상자 메릴 스트립. ⓒHFPA
제4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연설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평생공로상 수상자 메릴 스트립. ⓒHFPA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립의 수상소감이 화제다.

스트립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신을 위한 수상소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소수자 혐오와 이민자 추방정책을 비판하는 6분짜리 연설로 대신했다.

스트립은 “우리는 지금 미국 사회에서 가장 비난받고 있는 사람들인데 바로 외국인과 언론 종사자들”이라며 “할리우드는 다양한 곳에서 온 아웃사이더와 외국인들과 함께 나아가고 있는데 이들을 모두 내쫓으면 미식축구나 종합격투기 말고는 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반 이민정책을 비꼰 것이다.

또 스트립은 “올해에는 숨 막힐 듯 아름답고 정말이지 강력한 연기들이 많았지만, 단 한가지 연기가 저를 가장 놀라게 했다”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리를 원하는 한 남성(트럼프)이 어떤 장애인 기자를 흉내 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뉴욕타임스 서지 코발레스키 기자의 신체장애를 조롱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코발레스키 기자는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선천성 관절만곡증을 앓고 있다.

스트립은 “혐오는 혐오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약자를 괴롭히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다면 우리는 모두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립은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나의 친구 레아공주(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레아공주’ 역을 연기한 故 캐리 피셔)가 말했던 것처럼 부서진 마음을 추스르고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자”라고 말해 청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스트립의 연설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메릴 스트립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배우”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메릴 스트립은 배우 생활 38년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만 30번 수상 후보로 지명됐고 9번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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