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출산지도’ 부활 시도 논란
[단독] 정부, ‘출산지도’ 부활 시도 논란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7.01.10 19:15
  • 수정 2017-01-12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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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항의·거부에도 아랑곳없이

출산지도 홈페이지 재오픈 모색

여성의 몸 통제하려는 인식 여전

“항의 여성 15명만 정부청사로 불러

간담회 열겠다는 행자부 발상 무례”

 

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거부 시위를에 참석한 50여명의 여성들이 ‘가임기 여성지도’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거부 시위를에 참석한 50여명의 여성들이 ‘가임기 여성지도’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가임기 여성 수를 공개하고 지자체별로 순위를 매겨 물의를 빚은 행정자치부(장관 홍윤식)가 ‘대한민국 출산지도’ 홈페이지를 재오픈할 뜻을 밝혀 또 다시 논란이다. 여성들의 항의에도 불구,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홈페이지 ‘부활’을 시도하는 행자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직장인 박모(28)씨는 10일 오전 출산지도 재오픈 소식을 듣고 사실 확인을 위해 행자부 자치행정과에 연락했다 담당자로부터 황당한 권유를 받았다. 다음주 평일에 출산지도에 항의하는 여성 약 15명을 행자부로 불러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참석하겠느냐는 얘기였다. 박씨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재오픈을 할 예정이라는 담당자 말도 황당했지만, 정부 조직이 여성 개인 몇몇을 정부청사로 불러 대화를 하겠다는 매우 무례한 행태에 더 화가 났다”고 비판했다.

앞서 9일 뉴시스는 행자부가 출산지도 홈페이지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수렴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홈페이지를 부분 보완할지 예산을 확보해 종합적으로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는 행자부 관계자의 인터뷰도 담겼다.

이 관계자는 가임기 여성 인구수 표시 삭제 여부에 대해 “논란이 됐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 인구수 표시를 다른 통계로 바꾸거나 국민들한테는 비공개로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행자부는 2016년 12월 29일 저출산 극복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지방자치단체별 가임기 여성 수 등을 표기한 홈페이지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열었다. 지도를 클릭하면 지자체별로 20~44세 가임기 여성이 얼마나 거주하는지 한 자릿수 단위까지 공개됐고, 인구수에 따라 지자체 순위도 매겨졌다. “여성이 걸어 다니는 자궁이냐” “여성을 가축으로 취급하느냐”는 여성들의 비판이 들끓었다. 저출산 현상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는커녕 문제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정부의 행태에 많은 여성이 분노를 터뜨렸다. 논란이 퍼지자 행자부는 홈페이지를 공개 하루 만에 비공개 처리했다.

행자부는 홈페이지를 닫은 직후 공지문을 통해 “언급된 용어나 통계는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몇몇 여성이 지난 6일 출산지도에 항의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고,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을 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행자부는 출산지도 폐쇄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 재오픈을 모색하고 있다. 남성 중심 시각에서 여성의 몸을 바라보고 통제·관리하려는 시도를 지속하는 것이다.

행자부가 출산지도 홈페이지 부활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출산지도 하지 말라고 시위까지 열었는데 재오픈이라니 기가 막히다” “출산지도 다시 오픈하고 싶으면 가임기 여성 모두에게 허락받아라” “공식 사과문 올리고 담당자 징계하는 게 우선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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