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이효리·백지영·자우림·이소라···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의 귀환

연예계 ‘걸크러시’ 열풍 올해도 이어져

걸그룹 부활 속 가요계 다양성에 기여 

 

엄정화 ⓒ키이스트
엄정화 ⓒ키이스트

여자 아이돌 평균 데뷔 나이는 19.5세(지난해 기준). 이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가요계를 주름잡던 ‘원조 언니들’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90년대 섹시 아이콘 가수 엄정화부터 1세대 걸그룹 이효리,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 자우림 밴드의 김윤아 그리고 이소라까지 올해 대거 컴백을 선언했다. 1990년대 가수들이 무대로 귀환하는 현상은 ‘무한도전-토토가’로 시작해 ‘나는 가수다’ ‘히든싱어’ ‘투유프로젝트-슈가맨’ 등으로 이어져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진행돼온 트렌드다.

다만 올해 주목해야 할 것은 원조 디바들의 컴백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가 한꺼번에 컴백하는 현상은 ‘걸크러시’라고 하는 새로운 트렌드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멋진 여성 아티스트를 ‘워너비’로 여기는 지지층이 상당히 많이 생겼다”며 “원조 디바들이 올해 대거 복귀하는 데에는 그런 바탕이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90년대를 잡고 있었던 가요계 ‘언니들’은 아이돌 걸그룹들의 전성시대에도 솔로로서 주목 받았던 가수들이기에 더 큰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 8년 만에 정규 음반

지난해 12월 27일, 엄정화는 8년 만에 정규 10집 앨범 ‘구운몽’ 테마의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The Cloud Dream of the Nine)’을 발표했다. 데뷔 25년 차 가수 엄정화는 무대 위에서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화려하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는 지난 8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털어놨다.

엄정화는 “수술을 하면서 신경을 다쳤다. 이 앨범을 만들기 전까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었다”며 “병원에서 앞으로 노래를 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걸 해내지 않으면 제 인생 자체가 너무 슬프고 아쉬움 밖에 남지 않을 것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어 “(힘든 걸) 해내면 멋있지 않나, 영화 같고.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힘든 시기를 노력으로 극복해 ‘진정한 디바’의 모습으로 돌아온 엄정화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성공한 엄정화는 다음달 2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 주인공으로 출연을 확정했다. 그는 안방극장에도 복귀해 가수와 배우 두 영역에서 활약을 보일 예정이다.

 

이효리 ⓒ뉴시스
이효리 ⓒ뉴시스

1세대 걸그룹이자 레전드 솔로 가수 이효리

1998년에 데뷔한 원조 요정 그룹 ‘핑클’의 리더이자 ‘효리 효과’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성공한 솔로 가수 이효리는 올해 상반기 새 앨범을 발표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키위미디어그룹과 전속 계약을 맺고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이효리는 ‘텐미닛’ ‘겟챠(Get Ya)’ ‘유 고 걸(U-GO-GIRL)’ ‘치티 치티 뱅뱅(Chitty Chitty Bang Bang)’ ‘배드 걸스(Bad Girls)’ ‘미스코리아’ 등 앨범마다 색다른 음악과 퍼포먼스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기에 이번 새 앨범에서는 또 어떤 콘셉트로 ‘걸크러시’를 유발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그가 내놓을 새 앨범에 직접 작사를 맡는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효리는 2013년 결혼 뒤 음반 활동을 중단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해왔다. 지난 12월 14일 컴백을 계기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 중이다.

 

백지영 ⓒ뉴시스
백지영 ⓒ뉴시스

 

김윤아 ⓒ뉴시스
김윤아 ⓒ뉴시스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은 지난 12월 30일 싱글 ‘그대의 마음’을 발표했다. 한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은 백지영은 지난 10월 3년 만에 다시 임신 소식을 전하며 활동을 자제해왔다. 그 가운데서도 신곡 발표를 하고 지난 12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밴드 ‘자우림’의 김윤아는 지난해 8일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을 발매했다. 2010년 세 번째 솔로 앨범 이후 6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솔로 4집 ‘타인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지금 함께 생각해야 할 화두를 던지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발라드,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보적 음악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가수 이소라도 약 2년 반 만에 돌아온다. 아홉 번째 정규앨범 ‘그녀풍의 9집’은 올해 초 발표 예정이다.

황미요조 영화평론가는 “최근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을 비롯해 여러 명이 활동하는 게 유리한 구조로 바뀌어서 여성 솔로 아티스트보다 걸그룹들이 많이 보였다”며 “이러한 구조 때문에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동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제하거나 남성의 시선에서 구현된 영역에 머물러 왔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엄정화나 이효리와 같이 자신의 영역에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역할을 가진 솔로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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