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래퍼 슬릭,

행자부 ‘가임기 여성지도’에

노래 ‘내꺼야’로 통쾌한 한 방

 

래퍼 슬릭이 행자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난해 12월말 ‘내꺼야’라는 노래로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 ⓒ스톤쉽
래퍼 슬릭이 행자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난해 12월말 ‘내꺼야’라는 노래로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 ⓒ스톤쉽

지난해 11월 랩 가사를 통해 페미니스트임을 밝힌 래퍼 슬릭은 최근 행정자치부가 내놓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노래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슬릭은 ‘내꺼야’라는 노래를 통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고 분명히 주장한다. 또 출생율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정부 정책을 통쾌하게 꼬집는다.

“누구도 내가 섹스만 하는데 비난할 수도 없고 / 내가 섹스를 안 하는데 강요할 수도 없고/ 내가 백번을 하든 평생 자위하든 / 그건 내 맘이거든 so”

“나라 출생률이 낮아 걱정된다면 말야 / 그냥 애 키울 돈을 줘 / 사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대놓고 말해 / 내게 책임을 지운 걸”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가임거부 시위’에 참석한 여성이 ‘내 자궁은 국가공공재가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가임거부 시위’에 참석한 여성이 ‘내 자궁은 국가공공재가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이어 그는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드는 한국사회를 향해 “니가 뭔데 언제부터 관심 있는 척을 하고 자꾸 나대는 거야”라며 “내가 나의 새끼를 가질 권리는 내게 있어. 나의 생리를 말할 권리는 내게 있어. 어떤 새끼도 나의 몸짓과 말에 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원하고 통쾌한 슬릭의 가사는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분노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노래를 접한 누리꾼들은 “가사가 완전 사이다. 여성혐오 비판 제대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래퍼 슬릭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처음에 출산지도를 봤을 때는 엄청 놀라거나 하진 않았고, 이렇게까지 창의적으로 어리석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감정이 폭발적으로 표현돼 노래가 거친 부분이 있다”며 “음악적 매무새를 완벽히 다듬지 못해 부족한 면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듣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국내 힙합 음악 커뮤니티에서는 안 좋은 피드백도 있었다고 전해 들어 조금은 속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페미니즘을 모르면) 도태되는 것은 개인”이라며 “다같이 공부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래퍼 슬릭의 노래 ‘내꺼야’ 가사다(노래는 http://soundcloud.com/squarksleeq/sleeq-3에서 들을 수 있다).

 

이건 내꺼야

니가 뭔데 언제부터 관심 있는 척을 하고 자꾸 나대는 거야

위로 올라가면 나의 과거를 죽이다가 급히 발빼는 모양

너는 날 죽인거야

감히 누가 누굴 탓하는 거야

손가락 펴는 거야

모두 다 아는 거야

모두 다 알아

x2

 

내가 나의 새끼를 가질 권리는 내게 있어

나의 생리를 말할 권리는 내게 있어

어떤 새끼도 나의 몸짓과 말에 있어

뭘 대신할 수 없어

 

누구도 내가 섹스만 하는데 비난할 수도 없고

내가 섹스를 안 하는데 강요할 수도 없고

내가 백번을 하든 평생 자위하든

그건 내 맘이거든 so

 

나라 출생률이 낮아 걱정된다면 말야

그냥 애 키울 돈을 줘

사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대놓고 말해

내게 책임을 지운 걸

 

나는 절대로 본 적이 없네

나의 몸을 걸어다니는 포궁으로

나는 절대로 본 적이 없네

나의 몸을 걸어다니는 포궁으로

 

한 달에 한번 질에서 피가 나면

이지엔6 꺼내 서너 개를 그냥 한 번에 넘겨 부작용은 그냥 안 봄

자다 깨면 침대 난리났어 완전 조폭 나오는 영화 하나도 안 부러움

생리공결 갖다 내도 나는 결석

생리공결 갖다 내도 나는 결석

XX 어쩌라고 탐폰도 내 돈으로

진통제도 내 돈으로 피임약도 내 돈으로 사고

헛돌아가는 나라에선 여자를

공장으로 봐놓고 월급이라고는 한 푼도 안줘

여자애는 태어나지도 못하게 하고

이제 와서는 출산율을 막 운운하고

토 나오는 지도까지 봤어

아 진짜 토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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