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거부 시위]

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서

행자부 ‘출산지도’에 분노한 여성들

“집주인이 싫다는데 세입자를 니가 받냐”

가임거부 시위 열고 행자부에 항의 서한 전달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었다. 한 시민은 “여성은 아기를 낳는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판기 모형을 뒤집어쓰고 시위에 나섰다. ⓒ이정실 사진기자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었다. 한 시민은 “여성은 아기를 낳는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판기 모형을 뒤집어쓰고 시위에 나섰다. ⓒ이정실 사진기자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사진기자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반대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었다. ⓒ이정실 사진기자

“내 몸이다 이것들아 얻다대고 낳으라 마라야!” 서울정부청사 건물 앞서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분노한 여성들의 울분 섞인 외침이 울려 퍼졌다.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온 여성들의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가임기 여성지도’에 항의하는 가임거부 시위를 열고,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을 규탄했다.  

지난해 12월 29일 행정자치부가 내놓은 ‘가임기 여성지도’에 50여명의 여성들은 “사람을 ‘임신 기계’로 취급하는 정부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우량암소 통계내냐 출산지도 웬말이냐” “여성인권 없는 나라 비출산으로 망해라” “출산지도 승인한 홍윤식, 안승대 사죄하고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서 가임거부 시위를에 참석한 50여명의 여성들이 ‘가임기 여성지도’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서 가임거부 시위를에 참석한 50여명의 여성들이 ‘가임기 여성지도’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시위에 참석한 시민이 ‘홍윤식 사퇴’ ‘안승대 사퇴’ ‘내 자궁은 국가공공재가 아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시위에 참석한 시민이 ‘홍윤식 사퇴’ ‘안승대 사퇴’ ‘내 자궁은 국가공공재가 아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여성들은 행자부가 내놓은 출산지도를 “뉴욕타임즈, 인디펜던트 등 전 세계가 비난한다”며 “아랍도 욕하는 쪽팔리는 인구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세계에 소문났다 행정자치부만 모른척한다. 국가적 망신”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우성정자 발기부전 지도에다 표시해라” “성매매범 성병보균자 피해가게 다 넣어라” “성구매자 1위 지역 어딘지 밝혀봐라”고 꼬집었다.

1960년대 이후 정부는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합계출산율을 감소시켰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과거 80년대 중반부터는 태아 감별을 통해 여아 낙태가 횡행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됐고, 우리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정부는 출산 감소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엉뚱한 정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 여성의 인구수를 1명 단위로 도마다 표시해놓은 ‘출산지도’가 나왔고, “여성을 임신기계로 취급했다”는 비판이 뜨거웠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이 피켓을 들고 ‘출산지도’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이 피켓을 들고 ‘출산지도’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이 ‘여성혐오 정책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이 ‘여성혐오 정책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이에 여성들은 “여아낙태 권장하고 이제와서 딴말하냐” “여성에게 책임전가 이제와서 애낳겠냐” “여자가 가축이냐 애XX 맡겨놨냐”며 정부의 인구정책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을 ‘출산도구’로 취급하는 행자부에 분노한 여성들은 “여성은 아기공장·인큐베이터가 아니다” “내 자궁에 전세냈냐. 집주인이 싫다는데 세입자를 니가 받냐”고 외쳤다. 

이날 시위에서 자유발언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여성들은 구호를 제창하고 ‘가임지도’를 비꼬는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이어갔다.    

BWAVE는 “출산지도를 승인한 홍윤식 행자부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에게 대국민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여성을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여성에게 저출생의 책임을 돌리지 않겠다는 확약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오후 5시반 항의서한을 모아 행정자치부에 직접 전달했으며, 오후 7시까지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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