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주의 연대 더욱 깊고 넓게 이뤄내겠다”
“아시아 여성주의 연대 더욱 깊고 넓게 이뤄내겠다”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7.01.04 12:56
  • 수정 2017-07-09 2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 여성학자, 여성학기관,

여성학회 교류 강화…

2019년 5차 학회 서울서 열 것”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은 “새로운 여성운동이 부상하는 것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겪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각 국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며 “여성을 통제하는 문화권력, 종교, 가부장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포럼이 많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은 “새로운 여성운동이 부상하는 것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겪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각 국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며 “여성을 통제하는 문화권력, 종교, 가부장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포럼이 많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영문학에서 문화인류학 그리고 여성학으로. 한국의 대표 여성학자인 김은실(59) 신임 아시아여성학회장(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의 연구 여정이다.

영문학도였던 그는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언제 형성될까”라는 물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구조주의를 만났고 그것이 인류학이라 생각해 인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대학원 인류학과 시절 페미니스트 인류학자 선배들과 이대 여성학과 후배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깨달았고, 이후 페미니즘은 그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됐다. “사상적으로는 일종의 탈구조주의 여성학자”인 그는 이대 여성학과에서 22년째 후학을 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여성학회 국제학술대회 겸 총회 폐막식에서 4대 아시아여성학회장에 선출된 그를 만났다. 아시아여성학회는 초대, 2대 때 장필화 전 이대 교수가 학회장을 지냈다. 4대 학회장으로 김 교수가 선출된 것은 아시아 여성 리더십이 강력한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여성학회는 2007년 설립된 국제여성학회로, 현재 43개국 699명의 개인회원과 한국여성학회를 포함한 26개 기관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3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 학회장은 “학문적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상호 참조하는 여성의 지성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 이제까지 아시아여성학회의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이를 더 강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의 학자들은 서구를 통해 학문과 사상을 만들어 왔고, 서로를 아는 방식도 서구의 눈을 통한 배움이었어요. 아시아의 여성학자, 여성학기관, 여성학회 등을 연결해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를 직접 알아가고 배우는,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아시아 여성학의 취지를 살리는 학회와 워크숍을 자주 열 것입니다.”

특히 2019년 열릴 5차 아시아여성학회는 서울에서 열겠다고 했다. 내년에는 학회 부회장이 있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와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지역간 워크숍과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 학회장은 “아시아에서 여성 리더십이 부상했다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문제가 터졌다”며 “‘아시아의 시민권과 사회정의’를 주제로 열린 베트남 학회에서 젠더 연구가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강하게 다뤄야 한다는 걸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은 재임 기간 중 아시아의 젊은 여성학자들의 교류와 이들의 여성주의 연구 방법론이나 주요 의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 구상이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은 재임 기간 중 아시아의 젊은 여성학자들의 교류와 이들의 여성주의 연구 방법론이나 주요 의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 구상이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 학회장은 특히 재임 기간 중 아시아의 젊은 여성학자들의 교류와 이들의 여성주의 연구 방법론이나 주요 의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 구상이다. 그는 특히 아시아의 젊은 여성들이 젠더를 둘러싼 규범과 문화 권력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김 학회장은 “새로운 여성운동이 부상하는 것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겪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 각 국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현상”이라며 “아시아 각국에서 여성을 통제하는 문화권력, 종교, 가부장 이데올로기를 강력히 비판하는 포럼이 많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여성학은 탈서구화 그리고 서구에 대한 대항 담론, 대안 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서구만이 우리의 준거가 아니라 서구를 탈중심화할 수 있는 수많은 준거가 있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 그들과 같이 하는 것이 서구를 탈중심화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대는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NGO 리더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인 11차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을 8일부터 22일까지 연다. ‘전 지구적 여성폭력에 대항하는 페미니즘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10일 오후 2시 교내 ECC 이삼봉홀에서 공개강좌도 연다.

그가 1997년부터 제주 4·3항쟁을 연구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뜻밖에 “나는 제주 여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고1 때 서울로 전학을 왔다. “제가 페미니스트로서 지금 하고 있는 건 4·3 홀어멍들에 대한 연구에요. 홀어멍들이 너무 고생했으나 정치적인 인간이 되지 못했죠. 그들을 정치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게 제게 지금 중요한 일이예요. 그들은 4·3을 목격하고 고통을 다 경험했는데 입을 다물고 살았죠. 그들은 자신을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 못해요. 죽음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번에 그와 관련된 논문을 썼어요.”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은실 아시아여성학회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