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연극협회, 29일 올빛상 시상식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류근혜)는 12월 2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여성 연극인을 대상으로 한 ‘제10회 올빛상(올올이 빛나는 자랑스러운 여성연극인)’ 시상식을 열었다.

올빛상은 한국연극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여성예술가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는 연출부문에 김국희 연출가, 극작부문에 유진월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연기부문에 배우 차유경, 학술평론부문에 허순자 연극평론가가 각각 선정됐다.

 

김국희(왼쪽) 연출가, 유진월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한국여성연극협회
김국희(왼쪽) 연출가, 유진월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한국여성연극협회
  

김국희 연출가는 숙명여대 미술대학 재학 중 연극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대학로에 입성해 오늘에 이른 연극쟁이다. 김 연출가는 후배 여성 연출가들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로 여성연출가들과 뜻을 모아 ‘여성연출가전’에 힘을 쏟았다. 수면 아래 묻혀 있던 1세대 극작가들의 작품을 드러내는 ‘제1회 한국여성극작가전’의 총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극단 ‘현대극장’과 ‘여인극장’, ‘76’에서 조연출을 거친 그는 늦은 나이에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극단 퍼스트일육을 이끌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낭독, 허난설헌’ ‘그녀, 고도를 기다리며’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극작부문 수상자인 유진월 교수는 199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그녀에 관한 보고서’로 등단한 뒤 ‘불꽃 여자 나혜석’ ‘헬로우 마미’ 등 많은 희곡작품에서 페미니즘 시각으로 다양한 여성의 삶을 다룬 점을 인정받았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를 받은 그는 페미니즘 희곡사인 『한국희곡과 여성주의 비평』, 『영화, 섹슈얼리티로 말하다』 등 연극·영화·여성 관련 연구서를 다수 출간했다. 『유진월 희곡집 1·2·3』 등도 내놨다.

 

차유경(왼쪽) 배우, 허순자 연극평론가. ⓒ한국여성연극협회
차유경(왼쪽) 배우, 허순자 연극평론가. ⓒ한국여성연극협회

배우 차유경은 1982년 실험극장이 선보인 ‘에쿠우스’에서 ‘질’ 역을 맡아 주목받는 연기자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1985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상을 받은 그는 ‘휘가로의 결혼’ ‘신의 아그네스’ ‘친정엄마와 2박3일’ 등에서 굵직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3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을 펼쳐왔다. 지난 11월 열린 한국여성극작가전 ‘눈물짜는 가족’에선 할머니 역을 맡아 호연했다. 차씨는 “언젠간 서지 못할 무대의 소중함을 매일매일 느끼며 연기한다”며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는 그 날까지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연기과 교수인 허순자 연극평론가는 연극인들을 인터뷰하고 글을 쓰며 연극에 꾸준히 애정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허 평론가는 연극평론지에 연재한 ‘허순자의 인터뷰’를 정리한 『연극인 10』을 비롯해 『글로컬 시대의 한국연극』, 『국제화시대의 한국연국』 등 다수의 평론집을 집필했다.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연극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여성연극협회는 지난 1998년 극작가 박현숙씨의 제1회 뉴욕세계여성극작가대회 참가를 계기로 1994년 출범했다. 이후 강유정·양혜숙·심정순·윤시향·이승옥 등이 역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류근혜 회장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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