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가 지난 6월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다. 정유라의 몸에 문신이 새겨 있다. ⓒ중앙일보 제공
정유라가 지난 6월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다. 정유라의 몸에 문신이 새겨 있다. ⓒ중앙일보 제공

고3 수험생 10명 중 9명은 한국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신문이 발행하는 진로·진학정보지 ‘대나무(대학은 나에게 무엇인가)’가 수능을 마친 전국 고3 수험생 8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된 이번 설문에는 동명고(경북 칠곡), 동암고(전주), 문산고(파주), 성심여고(전주), 소명여고(부천), 창현고(수원) 고3 수험생들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3 수험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하는 기준은 취업 전망(46.0%)이었다. 평판(29.4%)과 지역(15.7%)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취업 전망에 비하면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 고3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은 ‘공무원(16.9%)’과 ‘교사·교수 등 교육·연구직(17.5%)’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사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보장돼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91.5%가 “아니다”를 선택했다. 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를 지목하며 설문지에 욕설까지 적을 만큼 화가 나 있었다. 기회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란에 무려 70여명 이상이 “최순실” 혹은 “정유라”를 써놨을 정도다.

고3 학생들은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이유로 “우리는 뼈빠지게 공부해서 대학 가는데 정유라는 돈이 대학 보내줬다” “10억원짜리 말을 살 수 있는 부모의 유무(에 따라 기회가 주어진다)” “최순실이 조종하는 나라, 정유라가 판 치는데 무슨 공평?” “돈이면 다 된다는 것을 요즘들어 느낀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대학을 쉽게 간다” “금수저 우선순위” 등이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돈, 정보, 인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직접 봐왔다” “돈 많은 집은 계속 돈이 많고, 돈 없는 집은 계속 돈이 없다” “시험이라는 공평한 기회가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보장돼 있었다면 ‘헬조선(지옥같은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 등 도덕불감증과 부정부패,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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