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뜨겁게 달군 화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페미니즘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드러나면서 박 대통령은 마침내 탄핵됐고, 지난해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불어닥친 페미니즘 열풍은 5·17 페미사이드 이후 더욱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여성폭력, 여성혐오가 만연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 페미니즘은 박근혜 정권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이끌 해법으로 떠올랐다. 10대 뉴스를 통해 탄핵과 페미니즘 이슈로 울고 울었던 올 한해를 돌아본다.

 

5월 2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가족재단 로비에 마련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 쪽지를 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월 2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가족재단 로비에 마련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 쪽지를 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살해)라 이름 붙여진 강남역 살인사건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되짚어보게 했고, 사건 이후 여성들은 강남역, 홍대입구역 앞 등 다양한 공론장에서 본인이 겪었던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여성들은 온라인 페미니스트 그룹을 만들어 페미니즘의 새로운 방향을 이끌어 나갔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억하고 페미니즘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강남역 10번 출구, 페미당당, 불꽃페미액션 등 페미니즘 그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페미니즘 이슈를 공론화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들은 박근혜 정권 규탄을 위한 집회현장에서 ‘여혐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들의 말하기는 성폭력 고발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트위터 내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벌어진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운동은 갑을관계에서 일어난 각종 성폭력 사건들을 드러냈다. 허민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여러 분야에서 여성들의 말하기가 봇물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는 것은 자연질서나 법칙처럼 여겨졌던 남성중심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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