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업종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확산 추진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병원 내에서 임신순번제, ‘태움’ 문화(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직장 내 괴롭힘 문화) 등 불합리한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와 병원 업계가 손잡고 병원 업종의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병원업종의 임신순번제, ‘태움’문화(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직장 내 괴롭힘 문화) 등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사단체, 업종협회 등과 합동으로 병원업종 일·가정 양립 활성화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20~40대 여성근로자 100인 이상 병원 100개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일·가정 양립 우수병원과 부진병원 간에 임신·출산을 이유로 퇴사한 비율(24.3%P), 여성육아 휴직자 비율(70.5%P), 휴직 후 업무 복귀율(23.6%P)에서 큰 격차가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가정 양립 우수병원 상위 10개소는 임신·출산을 이유로 퇴사한 비율이 1.3%로 부진병원의 25.6%보다 크게 낮았다. 육아휴직 비율도 우수병원은 출산휴가자 96.1%가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반면, 부진병원의 육아휴직 비율은 25.6%에 그쳤다. 육아휴직 후 업무복귀율에서도 우수병원은 87.7%로, 부진병원의 11.0% 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정 양립 우수병원 그룹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보장 외에도 임신기근로시간 단축제도 운영(9개소), 직장어린이집 운영(8개소), 대체인력 지원제도 활용(9개소)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나, 부진병원 그룹의 경우에는 대체인력, 직장어린이집 등 관련 제도 활용 실적이 전무했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활용에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병원업종의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7대 실천과제를 공유하고, 동 과제의 효과적 실천을 위한 실행매뉴얼을 발표했다. 매뉴얼은 직장 내 모성보호 이해, 병원 모성보호의 준수 목표와 과제, 병원 모성보호 준수절차와 이행과제, 직장 내 모성보호 관련 지원제도와 법률 등 4개 파트로 구성됐다. 특히 임신부터 육아휴직 후 복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교대제 간호인력의 특성을 감안한 근무형태와 근무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병원업종은 간호인력 관리에 인사담당부서보다 간호실무부서의 역할이 매우 큰 점을 감안하여 간호부서와 인사부서와의 적극적 협업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병원업종은 양적으로 증대하고 질적으로 다변화하는 의료서비스 수요에 부응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해야 할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노사단체 등과 함께 병원업종의 모성보호 강화 및 일·가정 양립 정착을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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