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경선에 출마한 비박계 나경원(왼쪽)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경선에 출마한 비박계 나경원(왼쪽)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비박계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이 친박계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16일 오전 시작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문 통해 “당과 보수의 혁신의 출발은 바로 사람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나경원과 김세연의 선택은 변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화합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으로,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지금의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당의 화합만을 외친다면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특히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당을 사당화하고 공적 제도와 기구를 사유화한 가짜 보수를 척결하고, 부패한 기득권 개혁을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자유, 민주, 법치, 도덕성, 공동체에 대한 책임 등의 진짜 보수 가치를 높이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 의원은 당의 재건을 위해 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하 정견발표문 전문.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터무니없는 의혹에 불과할 것이라 여긴 내용들을 언론보도로 접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작금의 상황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점점 거세진 성난 민심, 그 민심을 어떻게든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의원님, 원외위원장님들과 토론 및 고민을 거듭하였고, 우리는 결국 탄핵이라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가야 할 반성과 신뢰회복의 길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탄핵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어떻게든 우리 새누리당이 보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당과 보수를 혁신적으로 정비하고 재건해야만 합니다.

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말입니다.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당을 사당화하고 공적 제도와 기구를 사유화한 가짜 보수를 척결하고, 부패한 기득권 개혁을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자유, 민주, 법치, 도덕성, 공동체에 대한 책임 등의 진짜 보수 가치를 높이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당과 보수의 혁신,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사람을 바꾸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경원과 김세연의 선택은 변화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이 엄중하고 절박한 시기에 당의 변화를 상징하고 변화를 이끌 밀알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책임 있는 분들의 조건부 퇴진이 아니라 즉각적인 2선 후퇴와 함께, 새로운 지도부의 탄생은 작은 희망의 씨앗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하루 빨리 국정을 안정화 시키겠습니다. 지금 대통령 권한정지의 장기화가 예상됩니다. 민생경제, 외교안보,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여당 원내지도부로서 고도의 책임 있는 자세로 야당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지켜야할 것은 지키겠습니다.

오늘의 역사적 교훈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 시작은 개헌의 확실한 추진이 될 것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난 작금의 사태는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권력구조의 문제, 제도의 문제였습니다. 개헌을 원하는 제 세력을 모아 개헌의 동력으로 삼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진정성 있는 노력을 다한다면, 우리는 내년 대선을 조심스레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수정권 재창출이 절실합니다. 당을 정비하고 다시 국민 신뢰를 얻어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엄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어제,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들 80명은 윤리위원들의 임명에 반발하여 당무를 거부했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당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는 데워지는 물 속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지 못해 죽습니다. 들끓는 민심 속에서 우리 새누리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궤멸을 피할 수 없습니다.

화합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으로,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지금의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당의 화합만을 외친다면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제 국민 눈높이로, 국민의 마음으로 새누리당의 변화를 이야기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화합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헌법기관으로서 각자의 당과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무와 책임을 다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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