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지난해 ‘메갈리아’ 등장 이후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경험을 고발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관심은 페미니즘으로 이어졌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애도와 분노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강남역을 물들였고, ‘티셔츠’ 한 장 때문에 교체된 성우를 위해 여성들이 연대해 시위에 나섰으며 검은 옷을 입고 ‘낙태죄’ 폐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촛불 정국 속에선 대통령 퇴진과 함께 광장의 여성혐오를 비판하며 젠더 민주주의를 외쳤다. 세상의 변화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2017년 한국 사회는 어떤 응답을 할 것인가. 올 한 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16장면을 모아봤다.

 

출판 시장 전체는 불황이라지만 페미니즘 도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신문 DB
출판 시장 전체는 불황이라지만 페미니즘 도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신문 DB

출판 시장 전체는 불황이라지만 페미니즘 도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진행 중인 ‘올해를 빛낸 출판계 이슈 독자투표’를 살펴보면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12%로 1위에 올라 있다.

실제 올 한해 페미니즘 도서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1월부터 7월까지 알라딘의 ‘여성학·젠더’ 분야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증가했고, 예스24의 ‘여성·페미니즘’ 분야는 114.7% 증가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합니다’(창비)를 비롯해 ‘나쁜 페미니스트’(사이행성),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창비),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은행나무), ‘아주 작은 차이’(이프),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 등이 인기를 얻었다.

페미니즘 열기 확산은 페미니스트 다이어리와 달력 등 ‘페미니즘 굿즈’(goods·기념품)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단체와 페미니즘 모임들은 티셔츠부터 에코백, 스티커, 배지, 물병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한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높아진 여성들은 페미니즘 확산에 앞장서는 단체의 활동을 응원하고 서로에게 힘을 부여하는 연대 활동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페미니즘 굿즈는 상업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페미니즘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산업계에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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