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눈에 띄게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저렴한 생과일주스 전문점이다. 국내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특별한 홍보전략이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소비자들을 매장 앞으로 이끌고 있다. 그동안 생과일주스는 고급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생과일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일반 커피보다 1000~2000원 가량 비싼 가격에 메뉴를 내놨다. 메뉴가 고가인 이유는 점포비, 인테리어비 등 고정비가 높은 데다 수입되는 과일의 가격 변동이 큰 게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인기가 좋은 저가 생과일주스전문점들은 5~10평짜리 소형매장으로 출범해 점포비, 인테리어비 등을 최소화했다. 기존 생과일주스의 3분의 1 이하 가격인 1500원대에 제품을 판매해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20대가 선호한다. 생과일주스 전문점은 생과일뿐만 아니라 커피도 1500~2000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먹기 위해 4000~5000원을 지불했다. 현재 저가 생과일주스 전문점들은 소형매장으로서 테이크아웃만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므로 커피숍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은 기존 커피전문점을 방문하겠지만, 테이크아웃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저가주스 전문점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한 저가주스 전문점의 약진요인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 즉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가 생과일주스 전문점들은 인기몰이에 있지만, 매장지점마다 음료의 맛, 양, 메뉴 등에서의 큰 차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필자는 저가 생과일주스 전문점을 자주 애용하지만, 매장에 따라 또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메뉴의 맛과 양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물론 일반 커피 전문점에서도 매장마다 음료의 맛과 양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상 알아차리기 힘든 정도다. 반면, 생과일주스 전문점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지점마다 음료의 맛과 양 차이가 심하다. 특히 일부 지점에서는 주스에 물을 과도하게 넣어 과일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이외에도 지점마다 게시해 놓은 음료 메뉴가 달라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 과일을 주재료로 하는 음료의 특성상 계절에 따라 메뉴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같은 지역에 있는 동일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매장마다 게시해놓은 메뉴가 다르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가 힘들다. 만약 A지점을 주로 이용하던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정 음료를 구입하기 위해 B지점을 방문했는데, 그곳에 그 음료가 없다면 소비자의 만족도는 떨어질 확률이 높다.

이처럼 생과일주스전문점은 가성비라는 장점으로 돌풍처럼 등장해 인기몰이 중이지만, 짧은 시간에 이룬 인기만큼이나 많은 문제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동일 브랜드 내에서 음료의 맛과 용량 그리고 게시해놓은 메뉴에서 통일성을 이뤄 소비자들이 겪는 혼란을 줄여야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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