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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사업가 기르는 인프라 구축 성과

민간차원서 여성벤처투자조합 설립도

남북경협사업 여성참여 적어 아쉬워

올해 초 경제일간지는 벤처업계의 여성 돌풍을 예고하는 기사로 장식했다. 여성으로는 처음 코스닥 진입에 성공한 버추얼텍 서지현 사장은 연일 상한가를 올리며 벤처업계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재산가가 되었으며, 웹시스템 구축 부문에서 국내 첫 ISO인증을 획득한 위고넷 심재희 사장도 떠오르는 벤처기업인 중의 한 사람이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제한파가 불어닥쳤지만 여성기업인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무엇보다 작년 2월 여성경제인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1년을 보낸 여성기업인들은 법적단체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신수연)를 여성기업지원 종합창구로 뿌리내리는 데 일단 성공했다.

96만명에 이르는 여성기업인들이 전체 재계에서 아직도 두드러지게 부각되지 않은 것은 창업을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으로 판단, 여경협과 각 여대를 중심으로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확대해 나간 것도 올해 주목할 일이다. 특히 인터넷사업 등 지식정보화사업으로 특화시켜 예비 여성사업가들을 길러낸 것이 예년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여성기업인들에게 공장없는 설움을 씻어주기도 했다. 인천시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인천에 위치한 510개 무등록 공장을 위해 협동화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첫 지원으로 1만2천평 규모의 대지를 마련 토지구입비, 공장건축비, 기계구입비 등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무등록, 무허가업체로 사업을 해야만 했던 여성기업인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았다.

또한 민간차원에서 유망 여성벤처기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조합이 결성된 것도 올해의 결실이었다. 무한기술투자를 비롯해 중소기업진흥공단, 다산벤처, 메디슨, 평화은행, 쌀맛나는 세상 등 2개의 기관투자, 4개의 민간기업, 10명의 개인투자가가 조합원이 되어 1백억원을 출자해 무한첨단여성벤처투자조합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간간히 작은 규모로 이루어졌던 여성기업인에 대한 투자가 이렇게 덩어리가 커진 것은 안정된 조직문화와 사업수단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첨단 기술분야의 여성벤처인들이 당당하게 투자설명회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해외자금을 유치하는 등 증자활동이 활발했던 것도 올해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해외 여성기업인들도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한 중국 여성기업 중 적자를 낸 기업은 전체 150만개 여성기업 중 1.5%에 그쳤다. 그 이유는 근면과 성실함 때문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발표했다.

편견을 딛고 월가를 움직이인 여걸들도 있었다. 바클레이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 파트리샤 던, 오펜하이머펀드의 최고경영자 브리지트 매카스킬 등을 비롯해 시티그룹의 최고 책무책임자 하이디 밀러,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최고 재무책임자인 디나 듀블론 등은 주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세력들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취임 8년 만에 세계 굴지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일군 캐롤 바츠 오토데스크 회장도 올해의 최고경영자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 차례에 걸쳐 이산가족이 만나는 등 남북화해 분위기에 이어 경제협력사업도 활발한 조짐을 보였는데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여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인적 시도로 그치거나 중소기업 납북경제협력추진협의회 17명 위원 중 여성은 송미숙 소야인터내쇼날 사장 한 명 뿐이다.

따라서 대북사업에 관심있는 여성기업인들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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