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여성총학생회장 탄생에 붙여

▶ 사회복지학은 실천을 통해 배운다

고려대 여성총학생회장 탄생에 붙여

지난달 25일 고려대에서는 최초의 여성총학생회장이 당선되었다. NL계열의 ‘전진하는 고대! 다른 미래를 준비하라’ 선본의 김지은씨가 그 주인공이다. 여성총학생회장의 탄생은 그의 존재만으로도 그 의의가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회 선거에서 느꼈던 혼란들… 내가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것, 진보적 대학사회라는 곳에서 너무나 뚜렷이 존재하는 여남의 권력차이, 지금까지 후보조차 없었다는 ‘제로’라는 숫자가 주는 절망… 반면 이번 선거의 결과도 ‘여학생’ 후보, 나아가 여성총학생회장이 주는 당위적인 존재감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만 말을 하려니 마음 한구석이 켕긴다. 김지은씨가 출마하였던 다른미래 선본에서 내걸었던 여성공약은 ‘성폭력학칙제정 완료(반성폭력학칙제정이 아니었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확실하게 외웠으면…), 여성차별 고용정책 철회, 호주제 폐지, 한민족 여성 한마당 대회개최’가 전부다. 공약만 들어봐도 여성운동에 대한 의지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다른 미래 선본에서 제시한 여성운동(고 민)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벌써부터 내년의 험난한 학내여성운동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김지은 총학생회장은 당선 소감으로 “남성 대 여성이라는 차원을 떠나서 총학생회를 잘 운영해 나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고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대학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남성 대 여성이라는 차원을 떠나서’라고 말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빈약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듯하다.

다시 한번 옛 기억을 되살려 새내기 시절 뒤풀이에서 나누었던 신명나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여성주의 학생회에 대한 즐거운 상상. 그러한 상상을 실현시킬 수 있는 그 날은 언제나 올 수 있을까.

전하영(고대 인문학부 2)

사회복지학은 실천을 통해 배운다

참으로 문제가 많은 사회다. 관점에 따라 위치에 따라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이 다르고 사회구조가 이렇다 보니 문제 해결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발생시키는 사회 구조와 원인, 국가정책 등을 분석하고 나름의 대안을 찾아보는 살아 있는 강의가 있다. 바로 호서대학교 사회복지과의 ‘현대사회문제론’이 그것이다.

이 강의에서는 요즈음 발표수업이 한창이다. 그간 각각의 사회문제에 대한 이론을 배웠다면 이번 발표수업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현장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다. 직장내 성차별 문제에 대해 발표했던 이상미(호서대 사회복지과 2학년)씨는 “수원 일하는 여성의 집을 방문했는데 아직도 여성들은 구직할 때부터 퇴직할 때까지 성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성매매 문제를 발표했던 장옥선(호서대 사회복지과 2학년)씨는 “현재 정부의 매매춘 집결지 단속대책과 매매춘 여성을 위한 재활대책은 과연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며 분개했다.

이런 소중한 앎의 기회를 가진 것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학생들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김은영 교수의 몫도 큰 것 같다. 김교수는 “사회복지학은 실천학문이고 학생들 모두 졸업 후 사회문제의 한복판에서 활동 할 이들이기 때문에 이론적 시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황주연(인하대 지리정보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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