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변화 대응 솔로몬 지혜 필요

~15.jpg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출판계와 인터넷 서점 그리고 오프라인 서점간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서울시내 대형 서점으로 구성된 종합서점상조회는 지난 15일 문학수첩과 삼성출판이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 유통점 등 도서할인점에 책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이들 출판사의 책들을 진열대에서 철수시켰다. 이는 지난달 21일부터 인터넷 서점들에 책 공급을 중단해온 한국출판인회의에 맞서 아직까지 도서할인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인터넷 서점에 대해 도서공급을 원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얘기다.

출판인회의의 책공급 중단에 대해 그동안 인터넷 서점들은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공정위원회 제소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한편 도서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여러 루트를 통해 책을 구입하며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김종석 마케팅팀장은 “출판인회의의 도서공급 중단은 오래 가지 못하고 하나 둘 떨어져 나오는 출판사가 있을 것”이라며 할인 판매를 계속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현재 도서정가제 고수와 할인판매에 대해 각각의 이해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가운데 수면 위로 드러난 출판계의 낙후된 유통체계를 바로잡자는 견해에 이용자와 네티즌들의 다양한 목소리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서점은 그들이 전체 출판시장의 파이를 키웠으며 할인판매는 유통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줄어든 가격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도서정가제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왔다. 여기에 지난 9일 한국통신엠닷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0.3%가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많은 수의 네티즌들이 인터넷 서점의 입장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출판업계는 도서정가제 폐지가 결국은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서할인이라는 것도 공식적인 가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며 자율가격이 매겨질 경우 할인폭만큼 가격을 올려 책정한 뒤 할인하는 것이므로 소비자에게 큰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건 할인경쟁이 격해지면서 나타날 소형 출판사와 서점의 도산이다. 그렇게 되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소수독자를 대상으로 한 높은 질의 도서는 출간 자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이 대세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얼마전 교보문고의 김연태 사장은 취임 이후 가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되기까지는 도서정가제를 유지하겠지만 인터넷 서점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해 장기적으로 도서정가제를 고수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출판평론가 김기태씨는 이러한 상황을 인정하면서 “책은 단순한 상품이기 전에 지식을 담는 그릇이다. 출판인회의의 이제까지의 행동은 책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단체행동이었다”며 “현재 가격할인에만 매달려 독자에게 돌아가야 할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히 검토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터넷 서점이 도서정가제를 지키고 있는 일본의 출판시장은 매년 4배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분쟁일지

9월 문화관광부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입법예고. 도서정가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최고 500만원까지 과태료’ 벌칙조항을 신설하면서 논란이 불거짐

10월 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정 관련 도서정가제’에 대한 공청회

10월 6일 공정거래위원회, 책값 할인판매금지는 공정거래법에 어긋난다며 도서정가제에 제동

10월 16일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181개 출판사, 할인판매 인터넷 서점에 대한 도서공급 중단

10월 27일 인터넷 서점 예스 24와 와우북 할인판매 포기

11월 2일 인터넷 서점, ‘도서공급 중단사태에 대한 인터넷 서점의 입장’이라는 공동성명

11월 6일 알라딘, 북스포유, 인터파크 등 10개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인터넷서점대책협의회 발족

11월 9일 출판인회의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도서정가제 입법촉구 및 전국총판 서점인 결의대회’

11월15일 12개 대형서점으로 구성된 종합서점상조회, 인터넷 서점에 책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문학수첩과 삼성출판 발행 책 진열대에서 철수시킴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