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미래를 여는 여성체육포럼

스포츠 지도자 사례 발표

 

송희 리듬체조 국가대표팀 코치 ⓒ이정실 사진기자
송희 리듬체조 국가대표팀 코치 ⓒ이정실 사진기자

“제가 한걸음 진일보할 수 있었던 것은 리듬체조를 사랑하는 굳은 의지 때문이었어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 하나로 괴로운 자극들에 반응하며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만약 그 자극들이 편안하고 좋은 자극들이었다면, 전 게으름을 피우며 안주했을 것이고,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송희 리듬체조 국가대표팀 코치는 11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제2회 미래를 여는 여성체육 포럼’에서 후배들에게 “운동은 외로움을 이겨내는 과정이자, 끊임없는 자극에 반응하고 이겨내야 길이 열리는 도전의 연속”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여성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체육, 글로벌 스탠다드를 묻다’를 주제로 체육 선진국들의 정책과 실제 사례를 분석해 한국여성체육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특히 엘리트선수 출신으로 각각 지도자와 심판으로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직접 사례 발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사례 발표자로 나선 송씨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선수를 어릴 때부터 가르친 지도자로 유명하다. 당시 리듬체조 체육관이 없던 전북 전주에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그저 리듬체조가 참 좋았다”는 송씨는 중학교 3학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합격해 국제무대의 경험도 쌓았다. 리듬체조 명문인 세종대에 합격한 그는 “좀 더 전문적인 지도를 받고 싶었던 선수로서의 기대를 대학에서 채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꿈은 사실 체육학과 교수였으나 생계를 위해 엘리트 선수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야 했다. 송씨는 “선수들과 했던 시간은 늘 해냈다는 성취감과 행복을 동시에 가져다 줬다”면서 “결혼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부모님과 제자들의 학부모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도자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송씨는 “여성으로 가정과 일은 넘어야 할 고비가 많지만 제가 선택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 이루는 기쁨은 절 행복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 최초 국제조정심판인 이희문씨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 최초 국제조정심판인 이희문씨 ⓒ이정실 사진기자

한국여성 최초 국제조정심판인 이희문씨도 자신의 사례를 들어 후배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엘리트 조정선수였던 이씨는 2012년 4월 국제조정심판 자격을 획득하고 2013 충주 조정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길거리 조정대회 아나운서로 활약하는 등 선수이자 심판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육상선수였던 그는 조정의 매력에 사로잡혀 고등학교 때 조정선수로 진로를 틀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강원도 화천에서 합숙훈련을 하며 끈질긴 근성과 인내심을 키운 이씨는 1997년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동 바깥세상과의 소통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씨는 “소극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어 일부러 총학생회 부회장, 여자기숙사 감독를 맡으며 리더십과 사교성을 길렀다”며 “특히 대학교 4학년에 체육고등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로 교생실습을 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특수체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장애인 조정선수 양성에도 나서기도 했다. 특히 평생 3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국제조정심판 시험에서 두 번째 도전만에 심판 자격증을 땄고, 2013년에는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여성스포츠리더 과정을 시작하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여성 선배를 만나 열정적으로 도전했다. 도전을 즐기는 그는 내년에도 국제등급분류사, FISA국제조정연맹 인턴, 스포츠 윤리학 박사 등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씨는 “운동하던 열정이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며 “미리 포기하지 말고, 겁내지 말고, 우선 시도해 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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