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이란 긴 세월 동안 외길 인생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세 때 시작한 대금을 71세가 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평생 다른 일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는 연주자가 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인 죽향 이생강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국악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악기 소리와 함께 자랐다. 어린 그를 무릎에 앉혀놓고 자주 악기를 연주했고 손수 만든 소금, 단소, 피리 등을 가르쳐주기도 했다고. 이렇게 아버지로부터 첫 배움을 시작한 이 선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 수많은 유적과 문화유산 등을 지닌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 매년 휴가시즌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올 여름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청정계곡과 다양한 체험, 휴식이 있는 강원도 강릉시의 여섯 마을을 올 여름 휴양지로 소개한다.오지 휴양지 - 부연마을(연곡면 삼산리)오대산 자락 무공해 청정 마을 나만의 비밀스런 장소를 갖고 싶다면 연곡면에 위치한 ‘부연마을’을 권한다. 오래전 화전민이 자연부락을 형성해 만들어진 곳인데 워낙 산세가 깊어 6·25전쟁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케팅 학자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류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강조하는 단어는 ‘소비자’다. “오늘날 소비와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소비를 경제적 행위가 아닌 심리·문화적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며 부상하는 소비자 역할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우리나라에 소비자학을 처음 소개한 인물로 알려진 이기춘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포함, 소비자학을 연구하는 교수 18명이 함께 저술한 ‘열일곱 가지 소비자 이슈’(교문사)는 21세기 사회의 소비자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와 관련된 첨예

“나이 칠십을 넘기니 마음에 후련한 한 줄기 바람이 일고 무언가 앞이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이 온몸을 감싸는 것이 마치 지루하고 길고 힘겨웠던 산줄기를 타고 걷다가 문득 산등성이에 오른 듯한 느낌과 비슷하다. 그저 나이를 겹쳐 칠십을 헤아리다 보니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자연이 허락해주신 큰 위로가 아닌가 싶다.”정희경 청강문화산업대학 이사장의 회고록 ‘삶, 그 신묘한 색채들’은 70대가 주는 느긋함에 대한 사색으로 시작한다. 생각해보면 줄곧 ‘좀 더’라는 삶의 제목에 붙잡혀 살아왔다고 회고하는 그는 경쟁 위주의 시대에서

최근 들어 국내 입양이 많아지고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자녀를 공개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입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입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국내 입양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정된 제3회 입양의 날 기념 행사가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입양의 날인 5월 11일은 가정의 달 5월에 한(1) 가정이 한(1) 명의 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로 제정됐다.‘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사랑입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입양가족, 입양단체 관계자 및 일반시민 등 100

6·25전쟁 당시 서울에 남아있던 전쟁고아 1000여명을 피신시켜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라고 불리는 故 러셀 브레이즈델(Rusell Blaisdell) 목사의 회고록이 광주에서 출간된다.브레이즈델 목사는 2007년 초 아들에게 “회고록 ‘전란과 아이들, 그 일천명의 아버지’의 한국어 판권을 한국전쟁 당시 고아원이었던 광주 ‘충현원’에 건네라”는 유언을 남기고 그 해 5월1일(향년 97세) 미국에서 숨졌다. 고인의 숭고한 이 뜻은 5월1일 광주 충현원(원장 유혜량 목사·사진)이 ‘고 브레이즈델 목사의 1주기 추모 및 회고록 출판기념

우리나라 인구는 1970년에 300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15년 후인 1985년에 4000만명, 2005년에는 4700만명을 돌파하였다. 아이를 적게 낳아 큰일이라고 하였는데, 이렇게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인구의 고령화 때문이다.통계청의 인구통계를 보면 1960년 평균수명이 52세에 불과했다. 이 시절의 환갑잔치는 온 동네 잔칫날이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와중에 목숨이나마 부지하고 굶주림과 질병을 견디면서 무사히 61번째 생일을 맞이했다는 것은 누구나 맞이할 수 있는 행운이 아니었다.지금은 어떨까? 총인구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입니다.”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이란 글을 인용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말하는 김태호 KS정보통신 사장. 올해 1월 설립된 KS정보통신은 김 사장이 57세 나이에 세운 이동통신 기지국 관련 전문업체다. 특히 중계기 분야의 유지·보수부문에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늦은 나이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통신업계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47.4%(2007년 기준)로 이는 OECD 국가 중 미국(51%), 스웨덴(48%)에 이은 세계 3위의 기록이다. 우리나라는 50년간 어떤 사유로 인해 이토록 높은 이혼율을 기록하게 된 것일까. 그 해답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50년간 상담통계 개요’ 내용에 담겨 있다. 1956년에 설립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006년까지 50년간 서울 본부와 31개 전국 지부에서 상담한 221만3876건의 내용을 통계화해 연도별 이혼사유에 대해 분석했다.내용을 보면 과거 ‘배우자의 외도’나 ‘가정폭력’이 가장 큰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자연친화적이고 생태적인 사고와 정서를 지녀왔다. 이것은 근래 전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웰빙, 로하스, 슬로라이프의 실질적인 토대로, 서구문명이 가져온 자연과 유리된 공격지향적인 삶에 지친 사람들이 찾은 안식처라는 개념과는 그 기원을 달리하고 있다. 또한 중국 유가의 ‘인간중심주의’와는 그 사고의 형태를 달리한다. 즉 우리는 원래 삶의 저변에 전통적으로 생태적인 마인드를 갖고 생활을 해온 것이다. 선조학자들의 생태적 사상박희병 교수의 저서 ‘한국의 생태사상’을 보면 고려시대의 재상이자 문인 이규보는 ‘만물일류(

국내 최초 하버드대 국제교류 파트너이화여대(총장 이배용·사진)가 하버드대(총장 드루 길핀 파우스트) 학부가 진행하는 아시아 국제교류 프로그램(HCAP·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의 한국 파트너로 최근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화-하버드 공동으로 아·태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된다. ‘차범석 희곡상’ 수상연극평론가 겸 극작가 김명화씨가 ‘침향’이라는 희곡으로 제1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침향’은 6·25 때 좌익운동을 하고 월북했다가 5

해방 직후에도 여성신문은 있었다. 1946~47년 미군정기에 창간된 여성일간지들은 '가정신문' '부녀신문' '여성신문' '부녀일보' '부인신보' 등 5개에 이른다. 이 중 유일하게 '여성'을 제호에 살려낸 '여성신문'의 의미와 행적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언론 역사와 여성운동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언론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시작하는 기획연재 '다시 보는 여성신문'의 첫 순서로 여성신문이 그 제호와 창간 정신을 계승한 47년 '여성신문'을 재조명한다. '여성신문'의 전신 격인 46년 '부녀신문' 발행인은 안중근 의

'신문'의 형태로 첫 등장한 미군정기의 여성신문들에 대한 연구, 특히 여성운동과의 연관 관계에서의 연구는 거의 없다. 2002년 가을 '한국언론정보학보'에 실린 '미군정기의 여성신문과 여성운동' 논문으로 이 '공백' 부분을 메우고자 시도한 유일한 언론학자가 바로 박용규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다. 그와 여성신문들의 의미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았다.미군정기에 여성신문이 일간지 형태로 다수 발행됐다는 것은 의외다. 언론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46년 3월21일 '가정신문' 창간을 시작으로 '부녀신문', 47년 '여성신문' '부

소설가 박완서(76)씨가 새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를 출간했다.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2000년)과 '그 남자네 집'(2004년), 수필집 '호미'(2007년) 등을 낸 바 있지만 단편집으로는 1998년 '너무도 쓸쓸한 당신' 이후 9년 만이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각종 문학계간지에 기고했던 단편 9편을 묶었다.'친절한 복희씨'는 출간하자마자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종합 베스트셀러 7위(10월25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1970년 마흔 나이에 늦은 데뷔를 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정확한 무게와 중량을 체계화하는 '계량기구의 사용'이었다. 손대중으로 고추, 마늘, 야채, 설탕, 소금 등의 재료를 얼버무려 맛을 내는 한국식 음식 만들기에 익숙했던 현기순은 소량의 소금도 계량스푼으로 재어 넣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미국인들 소금도 계량스푼으로 측정모든 음식재료들은 계량기구를 이용해 정확한 양을 사용했다.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다른 맛이란 있을 수 없었다. 병원 급식은 환자의 병명에 따라 재료와 양이 정해졌다. 맛과 영양분이 충분히 고려된 식단이었다. 당시

도리스 레싱을 포함해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여성문학가는 총 11명이다.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스웨덴의 여류소설가 셀마 라게를뢰프(1858~1940)다. 19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교사로 활동하던 1885년 첫번째 소설 '예스타 베를링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이 책은 고향인 베름란드의 제철소 주인과 소지주들의 생활상을 연대기 순으로 서술한 작품으로 1890년대 스웨덴 낭만주의 부흥운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2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소설가 그라치아 델레다(1875~)는 이탈리아 사실주의

현기순 교수는 현재 93세의 고령으로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다. 대화를 나눌 때도 귀가 어두워 상대가 큰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필자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의 자택을 방문하기 전 사전조사 차원에서 현 교수가 아끼는 제자 중 한 사람인 홍성야 전 인하대 교수를 만났다. 다행히 홍 교수는 스승인 현 교수에 대해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에 걸쳐 많은 기억들을 떠올려주었다. 행신의 현 교수 자택을 방문했을 때 함께 인터뷰에 응해준 현 교수의 여동생과 제자인 홍성야 교수, 그리고

최근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 '사는 것'에서 '사는 곳'"이라는 한 아파트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우리 사회가 도시환경, 생활환경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살기 위한 집과 마을은 어떠해야 하나?,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누가 만들어야 하나?'라는 문제에 대해 사회 공동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두 마을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작은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부산광역시 연산구의 '물만골' 공동체는 부산시청을 마주한 황령산 자락의 '물이

1960년대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뒤 40여년간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활발히 작품활동을 해온 재불화가 방혜자(70)씨. 그가 '빛의 숨결'을 주제로 그동안의 작품세계를 정리하는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가냘픈 체구에 조그만 얼굴, 반짝이는 눈으로 조곤조곤히 우주와 생명의 신비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화가 방혜자를 전시가 열린 환기미술관에서 만났다. "우리는 광대한 우주로부터 하나의 씨앗을 받아 이 세상에 온 존재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각기 다른 모습으로 꽃 피었다가 다시 우주의 품 속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무한하고 신

필리핀 출신의 수녀가 한국에서의 봉사활동으로 상을 받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제17회 일가상 사회공익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미켈라 산티아고(73) 수녀. 현재 산티아고 수녀는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필리핀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6·25전쟁 직후인 1957년 23세의 나이로 한국에 온 산티아고 수녀는 미군부대에서 우유와 빵, 밀가루, 약 등을 얻어 거리에 버려진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것으로 시작해 지난 50년간 한국 사회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70년대에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가난한 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