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수목 드라마 ‘온에어’는 제작 의도에서 밝힌 대로 `드라마 왕국’인 21C 대한민국에서 드라마를 위기에 빠뜨린 당사자들이 자기반성을 하면서 만든 드라마다. 자기반성이란 제작비 문제와 시청률 경쟁에 의한 상업적 소재 및 부당한 방송 개입의 그릇된 제작 실태를 망라한다. 이런 자기반성은 ‘온에어’만큼은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을 버리고 진정성을 살린 좋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방송사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실명 또는 그와 가깝게 하면서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 드라마의 페이크 기법은 이런 생각을 뒷받침한다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총 16회를 끝으로 방송을 마쳤다. 보는 내내 거침없는 대사와 내용에 놀라웠으며, 아줌마라는 존재가 이렇게 하찮아서 조롱당할 만한 것인가 하는 느낌에 마음이 불편했다. 이 드라마는 ‘아줌마 신데렐라’ 이야기다. 주인공 홍선희(최진실)는 고졸에 형편이 넉넉지 못한 서른아홉의 아줌마. 시집에서 무시당하고 남편에게 이용당하고 세상에서는 대접 못받고 산다. 돈이라면 뭐든 해야 하기에 보험금을 타내려고 요실금 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난데없는 ‘이쁜이’ 수술을 받고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첫사랑에게 돈

요즘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가 인기다. 첫 만남이라 서로가 어색한 ‘신애-알렉스’, 원래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애교만점 ‘솔비-앤디’, 전통적 한국 남성 모습의 정형돈과 말도 잘 안통하는 일본여성 사오리, 자기 주장이 강한 서인영과 LA에서 온 크라운J. 이 4쌍의 커플이 가상의 부부가 되어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신혼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재미있는 점은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시청자들은 설정된 역할이 마치 출연자들의 실제 모습인 양 뜨겁게 반응한다. 아내에게 배려가 없

SBS의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토요일 오후 5시40분부터 70분간 방송되는 가족 대상 오락 프로그램이다. 출연자의 연령은 3세부터 60대까지 다양하지만 제작진은 끼 많고 재능 많은 어린이들이 많이 신청해 달라고 주문하고, 그래서인지 어린이와 청소년의 출연이 유독 많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출연자를 묘사하는 방법은 시청자, 특히 어린이와 함께 TV 앞에 앉은 부모들을 당혹케 한다. 여성댄서가 남성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밀착댄스를 선보인 ‘칼과 춤이 함께 하는 액션탱고’, 괄약근을 움직여 요실금과 힙업에 효과가 있다는 ‘놀라운

3월25일 밤 11시에 방송된 케이블 채널 ETN의 ‘백만장자의 쇼핑백’ 첫 방송에서 나체인 여성의 몸에 회를 올려놓는 ‘네이키드 스시’를 소개하고 직접 먹어보는 모습을 방영했다. 방송 이전부터 ‘선정성 논란’이라는 이슈로 여론몰이를 하더니 방송이 나간 후에도 인터넷을 통해 계속해서 재방송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생활을 누리는지에 대해 알아본다’는 것이 방송사측이 밝힌 제작 의도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몸의 떨림을 카메라와 대사로 상세히 묘사

6개월 전, 집에 있는 TV를 없앴다. 좁은 집으로 이사를 하다보니 덩치 큰 TV가 부담스러웠고, 또 중·고생인 두 딸이 늘 TV의 유혹으로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이다. TV도 한번 빠지면 호환마마보다 무섭고 도박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그래도 TV를 없애지 못했던 이유는 정보·교양·오락의 효용성 면에서 TV의 비중이 컸고, 특히 ‘TV를 안보면 아이가 학교에서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남들의 얘기가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TV를 없앤 후 아이들은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일에 빠져들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며 동

최근 TV 드라마에서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연출 이형선, 극본 하청옥) 또한 그렇다.이 드라마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주도적이며 주장이 강하다. 박정금(배종옥)을 비롯, 친정엄마 윤씨(나문희), 사 여사(이혜숙), 사공유라(한고은)까지 다 그렇다. 여성 만세다.그러나 사회적 시각에서 보면 그 반대다. 똑똑하게 그려진 이들 여성은 무능력하고 합리적이지 못한 점도 드러낸다. 사 여사와 사공유라는 박봉필의 돈을 뜯어내 기생하며

김수현 작가의 새 주말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KBS 2TV)가 화제다. ‘두 세대가 공존하는 한 지붕 아래,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적 감성에 양다리를 걸친 젊은 세대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삶과 사랑. 그로 인해 이 가족에게 닥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내 가족의 행복을 투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드라마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다. 독특한 캐릭터와 전개,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 그의 최근작인 이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여성 캐릭터를 들여다 보았다.주변에 있을법한 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