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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성폭력 SNS 타고 더욱 기승
여성이 대상일 때 성적 수치심 유발해 사회적으로 매도
정부, 사이버 범죄의 특수성 이해·지속적 관심 필요
입력 2013-01-04 오후 12:17:21

성에 대한 ‘인터넷 폭력’이 도를 넘었다. 최근 트위터 아이디 ‘브레인’을 쓰는 네티즌이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본명 배수지·19)의 전신 광고판을 이용해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사진을 찍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지에게 보낸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인터넷 폭력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률은 78.4%(방송통신위원회·2012 인터넷이용실태조사)로 국민 10명 중 8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가입자도 3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통신업계는 추산한다. 인터넷 사용의 급증은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사이버범죄(인터넷 범죄) 발생 건수는 2001년 3만3289건에서 2011년 11만6961건으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251.4% 급증한 것이다. 그중 명예훼손·성폭력 등 사이버 폭력(인터넷 폭력)은 8882건에 달했다.

인터넷 폭력은 트위터 등 SNS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걸그룹 원더걸스 멤버 소희에게 지속적으로 음란성 글을 보낸 대학생 이모(22)씨가 구속됐다. 이씨는 세 개의 트위터 계정을 계설하고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150회에 걸쳐 모욕감을 주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윤선경씨도 온라인 성추행을 당해 수구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을 고소했다.

인터넷 폭력의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그 양상은 명예훼손이나 성폭력인 경우가 많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사이버 폭력 대상이 모두 여성은 아니지만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성적 사생활을 폭로하거나 개인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여 상대를 사회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피해 여성이 겪는 정신적 충격이 크고, 애인 간 성관계나 성폭행 장면을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여성이 고소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성폭력 범죄 관련 기사에도 무책임한 악성 댓글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순 욕설을 넘어 피의자를 옹호하거나 피해자를 조롱하는 내용까지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악성 댓글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실시한 2011년 인터넷윤리문화실태 조사에서 국내 인터넷 이용자 5명 중 1명은 악성 댓글을 작성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인터넷 이용자의 48%가 악성 댓글을 단 경험이 있었고,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사이버폭력 가해자일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에는 공동 소송을 통해 악성 댓글을 근절하자는 움직임까지 나왔다. ‘아동 성폭력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 카페’(http://cafe.naver.com/babyneedslove)에는 7일 현재까지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악성 댓글만 80여 개가 넘는다.

그러나 정부는 사이버 폭력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사이버 범죄 검거율은 2009년 89.4%(14만7069건), 2010년 84.5%(10만3809건), 2011년 78.2%(9만1496건)로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쓰에이 수지의 경우도 가해자 처벌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 가해 수단이었던 트위터 서버가 해외에 있어 가입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탈퇴하면 가입자 조회가 쉽지 않고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원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이버범죄 팀장은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통신·IT 기업들의 통제, 윤리의식 강화, 행위자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이런 대책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특히 정부가 사이버 범죄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보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범죄에 대한 이해의 기반이 마련된 후 관련 정부부처 합동으로 ‘컨트롤 타워’를 꾸려 인터넷 성폭력 등 사이버 범죄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2014 여성신문 '여성이 평화입니다'

1219호 [] (2013-01-04)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lhn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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