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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드메’ 대신 ‘착한 결혼식’ 하세요
집값 뺀 평균 결혼 비용 3600만원… 거품 뺀 ‘셀프 웨딩’ 인기
결혼 시즌 피하고 비교적 저렴한 평일 저녁 예식으로
마포구·용인시 등 무료 예식장은 2개월 전 예약해야
입력 2011-08-19 오전 11:40:52
▲ 지난 2008년 결혼한 이인혜·남요한 부부는 주례사 대신 직접 혼인 서약서를 낭독하고 부모님께 쓴 편지를 읽었다.
이른바 ‘스드메’로 대표되는 과시적 소비 위주의 결혼문화 속에서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착한 결혼식’과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드메’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묶어 부르는 말로 앨범 촬영부터 결혼식 날 입을 드레스와 신랑, 신부 화장까지 포함한다. 보통 웨딩플래너는 이 세 가지를 패키지로 묶어서 업체를 알선해준다. ‘예신·예랑’(예비신부·예비신랑)이 준비할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결혼식장, 청첩장, 혼수품, 예단과 예물, 신혼여행까지 돈 들 일은 한도 끝도 없다. 실제 취업포털 커리어가 미혼 직장인 6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 장만을 제외한 평균 결혼 비용은 3600만원에 달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허례허식은 줄이고 거품을 쏙 뺀 실속 결혼식도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지난 7월 결혼식을 올린 김아영(30)씨와 김용운(33)씨도 결혼 준비 단계부터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기로 합의했다. 예물은 커플링만 교환하고 한복은 맞춤 대신 대여로 해결했다. 대신 남은 예산은 모두 아파트 전세금에 보탰다. 김씨는 “소비 자체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 다만 내가 원하는 소비를 합리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껏 번 돈은 비싼 반지나 시계보다는 우리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큰딸 결혼식을 치른 장은아(61)씨도 양가 합의하에 현물예단과 이바지 음식을 모두 생략했다. “처음엔 사돈한테 흠이라도 잡힐까 걱정했다”는 장씨는 “혼수부터 집 장만까지 자신들의 힘으로 준비하고 허례허식을 줄여 소박한 결혼식을 치른 아이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결혼 성수기인 3~5월과 9~11월을 피해 정하는 것도 예산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최근엔 30%가량 비용이 저렴한 평일 저녁으로 날짜를 정하는 경우도 있다. 예단은 부모님에게만 하거나 3촌 이하의 가까운 친척에게만 하도록 양가 어른들과 의논한다. 평생 잉꼬부부가 되라는 겉치레 주례는 생략하고 대신 성혼선언문은 아버지가, 혼인서약서는 신랑신부가 함께 낭독하고 부모님께 쓴 감사의 편지를 읽는 의미 있는 결혼식도 인기다. 종이 청첩장 대신 간단히 이메일 청첩장을 보내는 것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서울 마포구와 성북구, 경기 용인시, 대구 서구 등 지자체에서는 무료 또는 저렴하게 식장을 대여해준다. 단, 2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를 선점할 수 있다.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혼수품은 발품, 손품을 팔면 알뜰하게 준비할 수 있다. 새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자취하면서 쓰던 물건은 가져다 쓰고 친구와 지인들에게 축의금 대신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정리한 ‘웨딩 레지스트리(wedding registry)’를 알려 청소기, 다리미 등 소형가전을 선물 받는 것도 좋은 방법. 혼수가전을 준비할 땐 미리 구입 품목 리스트를 정한 뒤 백화점과 전문 매장에서 견적을 받고 인터넷으로 가격 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다. 시간이 없다면 결혼박람회와 웨딩 전문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시중보다 저렴하게 혼수품과 신혼여행 준비를 할 수 있다.

최근엔 예비 신랑신부가 직접 웨딩사진을 찍는 ‘셀프웨딩’도 인기다. 판에 박힌 포즈로 찍는 값비싼 웨딩사진 대신 직접 구입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삼각대와 리모컨을 활용해 직접 웨딩사진을 찍어 ‘나만의 결혼사진’을 찍을 수 있다.

드레스는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국내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20만원선. 남성은 화려한 패턴의 보타이와 흰 셔츠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조화로 만든 부케와 화환, 액세서리를 준비하고 카메라와 삼각대, 리모컨을 들고 가까운 공원이나 예쁜 펜션에서 직접 웨딩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처음엔 포즈 잡는 것도 사진 구도를 잡는 것도 어색하지만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색다른 기회다. ‘지아꼬의 셀프웨딩 촬영’(cafe.naver.com/selfweddingphoto)과 ‘인우도연의 LoveStory’(http://blog.naver.com/perke80)에서 셀프웨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편, 합리적 결혼식을 넘어 환경을 고려하는 ‘에코웨딩’(echo wedding)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단 1회의 결혼식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14.5톤으로 한 사람이 1년 내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12톤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이처럼 자신의 필요에 맞게 간소하고 합리적인 소비로 결혼 당사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착한 결혼식’은 체면문화로 얼룩진 화려한 우리 결혼문화를 바꾸고 있다.

▲ 웨딩업체와 셀프웨딩 시 ‘스드메’ 가격 비교

2014 여성신문 '여성이 평화입니다'

1147호 [경제] (2011-08-19)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lhn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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